슈퍼스타 K4 출신 허니지 데뷔음반 발표… “롱런하고 싶어요”
올해 로이킴·김예림 등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이 잇따라 성공적인 가요계 신고식을 치른 가운데 이들의 데뷔 음반 성적에도 이목이 쏠렸다.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한 소속사 청춘뮤직 선배인 버스커버스커에 비해 허니지는 다소 아쉬움을 가질 법도 했다.
마침 쇼케이스에서 “음원 1위를 하면 지하철 환승역을 돌며 공연을 하겠다”는 야심 찬 공약도 내놓은 터다.
그러나 음반 발표 이후 최근 을지로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난 허니지는 “음원 순위가 11위까지 올라갔던데, 사실 이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정도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다”며 “천천히 지켜보면서 롱런하자는 생각이다”라고 여유있게 말했다.
“오히려 버스커버스커 선배님들이 부담이 크지 않을까요? 작년에 `대박`이 터져서 올해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요. 회사 대표님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오래가는 쪽으로 생각하라 하셨어요. 하하”(배재현)
데뷔 음반을 디지털 싱글이나 미니음반이 아닌 정규 앨범으로 제작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유쾌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허니지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더욱 당돌하다.
앞서 공개된 수록곡 `그대`에서 어스앤드파이어의 1988년 히트곡 `턴 온(Turn On)`을 리메이크해 선보였다가, 앨범 타이틀로는 미디엄 템포의 팝 발라드 `바보야`를 들고 나온 것.
권태현은 `턴 온`에 대해 “너무나 유명한 밴드이기 때문에 어린 시절 노래를 자주 찾아 들었다. 특히 펑키한 스타일을 좋아했다”며 “어스앤드파이어의 노래를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나 좋았다”고 말했다.
“저는 클래식을 전공했는데요, 현대 음악을 공부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추구하던 사람들이 결국에는 바흐로 돌아간다`라는 말을 많이 해요. 언젠가는 옛날 음악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복고풍으로 나와도 히트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박지용)
허니지는 `슈퍼스타 K4` 방송 당시 심사위원 이승철의 제안으로 `허니브라운`의 권태현과 배재현, `팻 듀오`의 박지용이 결성한 팀. 이들은 3인 3색의 독특한 개성과 특유의 유쾌한 무대 장악력으로 `제2의 울랄라세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톱 7에까지 올랐다.
팀의 막내 배재현은 “형들이 이 정도로 재미있는 사람들인지 몰랐다. 성격도 비슷하고, 매운 걸 좋아하는 식성까지 비슷하다”며 “연습이 끝나면 형들과 드라마를 같이 본다. 나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형들은 `구가의 서`에 꽂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승철 선배님이 잘 엮어주신 것 같아요. 노래를 들어보시면 각자의 톤이 달라 질리지가 않으실 거예요. 저희는 메인 보컬도 따로 없어요. 그런 점에서 신선하지 않나요?”(배재현)
“`슈퍼스타 K4` 당시 이승철 선배님께서 `각자 재능이 다른 이 셋이 뭉치면 어떤 색깔이 나올지 궁금하다`고 하셨어요. 팀의 트러블은 없어요. 방송 당시 숙소에서 이야기하다 잠들던 좋은 추억이 많았기에 지금의 숙소 생활은 그게 연장된 느낌이죠.”(권태현)
허니지는 `슈퍼스타 K4` 톱 6 진출을 목전에 두고 빛과 소금의 `오래된 친구`를 불러 호평을 받았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이승철은 이후 “허니지가 아닌 정준영이 떨어져야 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결국 `노래를 잘하는 것`과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은 다르다는 이야기.
그러나 박지용은 “노래 실력과 대중의 사랑이 별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래된 친구` 무대는 후회 없이 꾸몄지만, 우리가 떨어질 만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게 우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성숙하게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