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몰락한다”는 급변의 시대에 포항도 예외일 수 없다. 철강산업 일변도에서 신속히 벗어나 변화를 모색하고, 산업다변화로 가야 한다는 것이 포항이 당면한 과제라는 점에서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다. 그 산업다변화를 어떻게 모색할 것인가? 선진국 도시들의 경험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을 탐색하기 위해 13명의 각계각층 대표적 인사들이 이번에 적지 않은 비용을 써가면서 미국을 다녀온 것이다. 그리고 그 성과를 보고서에 자세히 적었다. 이것이 앞으로 포항이 나아갈 방향을 잘 제시한 지표가 되리라 믿는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라. 그리고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그러면 처음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란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도시 뒷골목에서 굶주리며 범죄에 빠져드는 청소년들을 구제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다.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어서 시작했고,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되었고, 나중에 보니`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포항의 미래`도 그런 단호한 결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심정으로 착수한다면 못 이룰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무슨 일이든`마음 바탕`이 중요하다. 작은 집을 짓는 데도 주춧돌부터 놓아야 하는 이치와 같다. 마음이 우선`하나`가 되어야 한다. 신라(新羅)의 화백제도는 `단 한 사람이라도 마지막까지 설득해서 친구로 만드는 정신`에서 출발했고, 그것이 삼국통일의 정신적 주춧돌이 되었다. 찬·반 갈라세우기, 우군·적군 편가르기, 토백이·외지인 차별하기, 엘리트·무지랭이 구별하기, 내 동네 사람·남의 동네 사람 나누기 등등 편 갈라 반목하는 구도속에서는 어떤 좋은 계획도 성공하기 어렵다. 선거가 이같은 편가르기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고, 중소도시일수록 `담장 치기`가 심하다.`마음을 하나로 모으기`만 성공하면 이웃 도시들은 절로 손을 내밀 것이다. 협력 없이 되는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