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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낭비에 엄한 징벌을

등록일 2013-08-12 00:20 게재일 2013-08-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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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家長)이 아무리 열심히 돈을 벌어와도 안에서 생각 없이 펑펑 쓰면 그 집안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나라살림도 다를 것이 없다. 국민이 열심히 세금을 내도 공직자들이 낭비하면 그 나라 금방 망조든다. 쓸 돈 없다고 빚을 내는 것은 더 위험하다. 빚은 자손에게 유산되는데, 그보다 더한 악덕은 없다. 그래서 망한 나라가 그리스다. 세계적인 문화유적을 다 팔아치워야 할 지경이다. 정치인들의 포퓰리즘과 빚 내서 흥청거린데 대한 징벌이다.

세금과 복지 사이에는 모순과 딜레머가 있다. 복지를 늘리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하지만, 국민 누구도 세금 더 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가혹한 세금은 범보다 무섭다”란 옛말도 있다. `세금과 복지 사이의 딜레머`를 잘 해결하는 방법으로 `프랑스적 수법`이 있다.

`거위의 깃털을 한 두개 뽑는 정도`의 통증을 수반하는 증세(增稅)가 그것이다.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세금을 올리는 수법을 말한다. 지금 우리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는데, 소득세제를 소득공제 위주의 감면 방식에서 새액공제 중심으로 개편했고, 그대로 시행되더라도 2017년까지 더 거둘 수 있는 돈은 2조5천억원이다. 대선공약에 들 돈은 48조원이다. 정부는 `깃털 한 두개`라 생각하지만 정치권은 `중산층에 대한 세금폭탄`이라고 한다.

정치권은 표를 생각해서 `국민의 뜻`을 반영하려 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국회에서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통과될 리 만무하다. 정부가 아무리 `읍소`를 해도 깎일 것이다. 그래서 항용 정부의 안(案)에는 `국회의 몫`이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 종교계 납세 등으로 세수를 얼마 늘리겠지만 `세금 거두는 비용`이 얼마나 될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국회의원들이 `돈 쓸 법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세금 더 거두자 하면 반대하고, 돈 쓸 일은 더 만들고 있으니 이것도 모순이고, 자가당착이다. MB정부때는 경제살리기의 일환으로 대기업의 기를 살려주었는데, 현 정부에서는 경제민주화라면서 대기업 기 죽이기를 하니 “한국에서 기업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세입도 늘려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세출을 줄이는 일이다. 예산낭비만 줄여도 `앞으로 남고 뒤로 모자라는` 일은 막아질 것이다. 예산낭비 현장은 너무나 많다. 최근의 보도만 봐도 대구시는 730억원을 들여 국내 첫 실내육상경기장을 지으면서 준비운동구역을 제대로 만들지 않아 국제경기를 못할 형편이라 한다. 대구시는 준비운동구역을 설계에 넣지 않았고, 시공사는 그대로 지어버렸다. 국제경기를 하려면 예산 100억원을 더 들여 따로 시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을 엄히 징벌하지 않으니 부실행정이 근절되지 않는다. `뒷문 단속`이 더 철저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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