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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를 더 많이 소비하자

등록일 2013-08-08 00:10 게재일 2013-08-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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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짓기 어려운 것은 `흉년이 들어도 걱정 풍년이 돼도 걱정`이기 때문이다. 요즘 경북 북부지역 고추 생산지 농가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 너무 풍년이 들어서 고추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고추 거래처인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의 경매현황을 보면 올해 산 건고추 특상품 첫 경매가가 600g 한근에 6천500원으로 지난해의 60% 수준이고, 중품을 포함하면 근당 평균 5천500원에 거래되었다. 홍고추도 상품 첫경매가가 1kg당 1천550원이고 평균가는 1천200원이었다.

지난해보다 고추 재배 면적은 줄었는데, 생산량은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청송군의 경우 재배 면적은 18% 줄었는데, 생산량은 10%밖에 줄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청송 의성 영양 등이 비슷한데 풍년 탓에 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의 기상 불균형 현상으로 빚어진 일이다.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은 연일 폭우가 쏟아지는 지겨운 장마가 이어졌고, 남부지역은 소나기 한 번 시원히 쏟아지는 일 조차 없는 마른장마가 계속되었다. 고추는 건조한 기상조건을 좋아하고, 병충해도 없고 땡볕 밑에서 원 없이 잘 자랐으니 당연히 고추풍년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해 수입 등으로 비축된 고추가 대량으로 이월되었으니 공급이 수요를 훨씬 넘어서게 됐다. 그러니 고추가격은 떨어질 수는 있어도 상승할 가능성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고추가격 정상화를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 군부대와 학교급식에서 고추반찬을 더 많이 만들어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추 중에는 맵지 않은 품종, 적당히 매운 것, 아주 매운 것이 있으니, 다양한 식품을 제조할 수 있다. 특히 꽈리고추는 멸치나 고기류와 함께 볶거나 찜을 하면 아이들도 잘 먹는 반찬을 만들수 있다. 좀 매운 것은 밀가루나 찹쌀가루를 묻혀 쩌 먹거나 말려서 튀김을 해먹어도 좋다. 올해는 고추값이 싸기 때문에 고추요리를 풍성하게 할 수 있다.

고추에는 캡사이신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서 항염 항암작용도 하고, 항산화물질이 있어서 노화방지도 한다. 매운맛은 지방을 분해해서 다이어트 효과도 준다. 또 몸을 덥게 해서 감기에 효과가 있고, 스트레스 해소와 엔돌핀 생성 작용도 한다. 또 비타민C는 피부미용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데, 고추에는 감귤의 9배 사과의 18배나 많이 들어 있다.

안동시는 홍고추 670t을 긴급수매하고 계약재배 물량에 대한 현장수매, 계약출하 농가에 Kg당 500원의 장려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자치단체와 중앙정부는 형편 닿는대로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겠지만 일반 국민들도 고추농가의 사정을 십분 감안해서 고추소비를 늘릴 방법을 다양하게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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