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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정치·경제 분리해야

등록일 2013-07-31 00:20 게재일 2013-07-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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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가현 어느 고교 학부모들은 11월로 예정된 한국 수학여행을 반대했다. “전쟁이나 테러가 일어날 수 있는 한국에 자녀를 보낼 수 없다”는 것. 개성공단 문제로 북한이 테러나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이유다. 학교측은 “외무성에 의하면, 지금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고 했지만 학부모측은 “우리도 외무성에 문의했더니 100%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대답이 왔다”고 했다. 돗토리현도 `한국수학여행`을 꺼리고 있다.

잠실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컵 최종전때 있었던 일이다. 애국가가 끝난 후 일본 응원단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흔들었고, 보안요원들이 깃발을 뺏었다. 그러자 붉은악마 응원단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란 글을 쓴 대형 걸개를 펼쳤다. 일본팀은 이에 항의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철거를 요구했다. 붉은악마는 걸개를 거두면서 응원도 거부했다. 응원소리가 사라지자 우리팀도 힘을 잃었음인지 종료 휘슬과 거의 동시인 후반 45분에 추가 골을 허용했다.

한국인으로서 일본에 귀화해 현재 다쿠소쿠대 교수로 있는 오선화씨는 지금까지 `한국합병의 길` `반일 한국에 미래 없다`등 40여권에 달하는 한국 비판서를 펴냈다. 또 그녀는 “한국은 일본이 노벨상을 받을 때 마다, 돈으로 샀다`하는데, 그럴 시간에 한자의 의미를 생각해보라. 한국은 한글우월주의에 빠져 한자를 잊고 있다”고 했다. 그녀가 최근 친척 결혼식 참석차 방한했다가 공항에서 입국거부를 당했다. 그녀는 돌아가 신문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문명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에는 인권도 무엇도 없다”고 말한 기사가 산케이신문 1면 머리를 장식했다.

한·일간의 정치·외교적 관계에는 이렇게 갈등 마찰이 잔존한다. 일본 우익들의 혐한(嫌韓) 발언이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그러나 경제교류에서만은 별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 일본 소재산업들이 포항 영일만에 투자처를 찾아 자주 오고, 최근에는 포항과 일본 마이즈루 간 국제페리 정기항로 개설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 일본측 대표단 8명이 2015년 상반기 개설을 목표로 한 국제페리 정기항로 협의차 포항국제불빛축제 관람을 겸해 포항을 방문했다. 아울러 양 도시 간 청소년 홈스테이 및 스포츠 교류 확대도 협의했다. 포항시의회도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후쿠야마 시의회 의원 10명을 맞아 불빛축제에 안내했다.

정치적으로 양국은 깊은 감정의 골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적 이익을 서로 나누는 일에는 그런 감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정치는 `감성`에 좌우될 수 있지만 경제는 `이성`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베정권 이후 한·일관계가 심히 흔들리지만 경제교류에서는 내내 이상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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