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10년 공직사회의 유연근무제를 실시했다. 이것은 선진국형 근무형태로 정보통신기술이 최고조로 발달한 현 시점에서 `재택근무제`로 가는 그 중간 단계와 같은 제도이다. 프랑스의 공무원 사무실이 대부분 `자기 집`인 것이 그 예다. 그것은 대형 정부청사를 지을 필요도 없고, 출퇴근시간에 차 안에서 시간을 낭비할 일도 없다. 그 중간단계로 우리나라는 파트타임제, 요일근무제, 집중근무시간제, 시차출퇴근제 등 개인별 업무와 기관별 특성에 맞게 다양한 근무형태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그것은 분명 일제히 출퇴근하는 구시대적 획일적 근무형태보다 발전된 것이다.
유연근무제 실시 3년인데, 그 간의 실태를 보면 지자체 간 편차가 너무 크다. 비록 자율이기는 하지만 바람직한 제도라면 정부 정책에 따르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경북도 평균 실천비율은 37.6%에 불과하다. 경산시(78.5%)와 안동시(74%)가 선두 그룹에 속하고, 포항시(0.45%)와 문경시(5.8%)는 하위그룹이다. 군지역의 경우, 예천군이 76%로 선두를 달리고, 울릉군이 4.9%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역마다의 특성상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인식부족이나 의지 부족이 문제다. 지금은 임산부나 육아휴직을 해야 할 여성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유연근무제가 시행되지만 앞으로 더 선진국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다.
포항시는 3대의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양덕~포항시청 간 셔틀버스가 가장 붐비고, 서서 가는 공무원이 많다고 한다. 이것은 안 된다 해서 계약직 직원에 대해 “일반 시내버스를 이용해달라”고 권유를 했다고 한다.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에 서서 가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며, 특별히 사고위험이 큰 것도 아니다. “셔틀버스는 정규직을 위해 운행하는 것이므로 비정규직은 타지 말라”고 한 것은 흡사 “흑인은 뒷자석에 앉거나 서서 가라”고 해서 흑백 차별을 했던 미국의 과거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계약직 신분도 속 상한데, 버스차별까지 받는 마음이 얼마나 쓰라리겠는가. 일견 사소한 일 같지만 이런 차별이 포항시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