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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람 같은 스포츠 소식

등록일 2013-07-24 00:40 게재일 2013-07-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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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늘 답답하다. 국가기록원에 NLL대화록은 없고 소모적 정쟁은 자꾸 확산된다. 싸움박질 그만하고 정치 좀 하라는 아우성이 높다. 말도 안 되는 생트집에 막말 비속어 음담패설 상소리에 나라 일에 고군분투하는 대통령을 공연히 걸고 넘어지는 망동까지 정치권 소식은 불쾌지수만 증가시킨다. 그러나 스포츠 소식은 한결 신선하고, 폭염속 산들바람 같은 상쾌함을 준다.

최근 포항 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는 1만5천 관중이 몰렸다. 이승엽 선수가 왔고, 포항 출신의 김시진 감독과 경주 출신의 전준우 선수도 왔다. 고향을 찾은 이 뛰어난 야구인들에게 고향의 팬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8년만에 서울에 왔다. 우리가 1대2로 졌지만 승부를 떠나 동족애를 나누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경기장 관중들은 북한 선수들에게도 인색하지 않은 응원을 보냈다.

김시진 감독은 포항 중앙초등학교와 포항중학교를 나와 대구상고, 한양대를 졸업했고, 1983년 삼성에 입단해 1992년까지 10시즌 동안 124승 73패 16세이브를 기록한후 선수생활을 접고 지금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됐다. 팬들은 그를 `야구의 전설`이라 부른다. 그가 처음 야구를 시작할 무렵 포항은 실로 야구의 불모지였다. 오직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그는 오늘날의 성취를 이뤄냈다. 김 감독은 “공교롭게도 포항을 찾는 시점은 항상 내가 어려운 시기였다. 마음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힐링의 장소가 바로 고향인 것 같다”고 했다. 어려운 고비 마다 고향은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전준우 선수는 이번 올스타전에서 비거리 120m짜리 홈런을 터트렸고, 2점을 보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게다가 4타수 3안타 1 도루를 기록한 전 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몰표를 얻어 미스터 올스타로 뽑혔으며, 기아자동차가 협찬하는 K5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그는 2008년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MVP를 차지했고, 최초로 1, 2군단 리그 `별들의 무대`를 휩쓰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경주 출신인 전 선수는 이번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최고의 왕별로 선발돼 고향 팬들의 환영에 멋진 보답을 했다.

2005년 동아시안컵 때 한국에 왔던 북한 여자 축구팀이 8년만에 다시 왔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북한 인공기가 게양되었다. 6천500 명 관중은 편중되지 않은 응원을 했다. 북한 선수들의 좋은 플래이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를 2-1로 이긴 북한 선수들은 한국 응원단에게도 다가와 인사를 했다. 이같은 경기가 1930년대에 있었던 경평(京平)축구대회의 맥을 이었으면 좋겠다. 정치는 꼬이지만 스포츠에서만은 남북이 하나되는 모습이 보여져 폭염속에 한줄기 산들바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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