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수공예품 `띠자리` 만드는 예천 심규은 어르신<br>한여름 채취한 재료 말려 농한기에 제작 주문판매
【예천】 덜커덩 덜커덩 고드랫돌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어느 순간에 돗자리 하나가 대청마루에 놓여 있다.
산업화 바람이 불면서 전통 수공예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는 요즘 예천읍 우계리에 거주하는 심규은 어르신은 자리틀에서 만들어지는 띠자리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30여년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며 4남매를 키운 심규은 어르신은 5년전 아픈 아내를 데리고 다시 찾은 곳은 잊을 수 없는 고향, 예천읍 우계리. 누구에게나 고향은 엄마의 품속이다.
심씨도 남은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자 두 부부가 함께 귀향해 생활하던 중 마을 들이나 낮은 산 어디서든 저 홀로 잘 자라는 띠(지역에 따라 뽀비, 삐삐, 삐비 등으로 불림)를 발견하고선 띠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여름 띠를 채취해 자연 건조시킨 뒤 농한기에 띠자리를 만드는데 자리틀 위에 실을 감은 44개의 고드랫돌을 맨단 후 띠를 먹이고 앞뒤로 넘겨가면서 자리를 짜기 시작하면 보름 남짓 걸려야 하나의 띠자리가 만들어진다.
띠로 만든 자리는 보통 제사 지낼 때 사용하는 자리로 옛날 어려웠던 시절에는 장판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심규은 어르신은 어릴 때 동네 어느 집을 가도 자리틀을 놓고 살림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했지만 이젠 그 단어조차도 잊혀져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어르신은 소일거리로 만들었지만 필요한 사람을 위해 주문 판매도 한다.
/정안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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