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파이넥스 1공장 화재, 재발방지 대책은
포스코가 세계적인 신기술이라 자랑하는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Finex) 공장이 올해로 가동 10년째를 맞으면서 안전과 경제성 등 공정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로공법 비해 사고위험 낮은 첨단기술
철광석 고열·고압처리로 쇳물 유출 단점
2009년 이어 3번째… 언제든 재발 가능성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은 지난 2004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도 선정된 바 있는 최첨단 제철기술이다.
지난 22일 밤 화재가 발생했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 1공장(60만t 규모)은 지난 2004년 8월 준공돼 올해로 10년째 가동되고 있다.
파이넥스 2공장(150만t 규모)은 지난 2007년 8월에 준공돼 가동되고 있고, 파이넥스 3공장(200만t 규모)은 올 연말 준공될 예정이다.
파이넥스공법은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사전에 가공하지 않고 직접 사용해 쇳물을 제조하는 신기술이다. 원료의 사전 가공을 위한 설비 투자가 필요 없고, 동일 규모의 용광로 설비 대비 92% 수준에 제조원가도 83%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원료 사전 가공공정을 생략함에 따라 공해물질 배출이 획기적으로 줄어 황산화물(SOx)은 용광로 공법의 8%, 질소산화물(NOx)은 4% 수준에 불과한 환경친화적 혁신 프로세스다.
이 친환경 제철공법은 해외에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7년 인도일관제철소에 파이넥스 공법이 수출된데 이어 브라질, 인도 등에서도 현재 진행중에 있다.
그렇다면 이 공법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가.
지난 2009년 파이넥스 2공장(10층) 성형탄설비(HCI)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2010년에도 경미한 화재가 발생한데 이어 이번이 3번째 사고다. 용광로의 고로 공법에 비해서는 그나마 사고위험도가 낮다는게 철강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흠이라면 철광석에 소결광 공정과 코크스 공정 등을 생략하고 고열과 고압으로 철광석을 녹이다 보니 쇳물유출에 따른 화재가 우려되는 점이다.
이번 화재사고 역시 용융로(용해로)의 부원료인 적열코크스 일부가 고열과 고압을 견디지 못한 대풍구 틈새로 유출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용융로 내부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용융로와 연결된 풍구의 틈새가 벌어져 발생했다는 것이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첨단 공법의 시설도 가동된지 10년이 넘어 노후화되면 고장이나 이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앞으로 1, 2호기에서 이와 유사한 화재 사고가 또다시 되풀이 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잠복해 있는 것이다.
아무리 첨단 공법이라고 하더라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파이넥스 1, 2호기에 대한 대대적인 개보수와 점검 등을 통해 사고를 미리 막아야 하고, 오는 12월 완공될 3호기 역시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