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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립대, 환골탈태 전략 필요하다

등록일 2013-03-19 00:17 게재일 2013-03-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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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지방대학은 존립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다. 세계 최고의 학부모 교육열기가 반영돼 무분별하게 대학교를 설립했고, 이제 고교졸업생이 대학정원보다 적은 현실을 맞아 국내 대학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경북도의회 황이주(울진군) 의원이 최근 제261회 경북도의회 임시회 도정 질문에서 경북도 예산으로 운영되는 경북도립대학의 폐교론을 제기했다.

황 의원이 경도대가 안고 있는 각종 문제점을 분석한 내용을 보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도대의 2011년 세입예산은 85억원인데 반해 학생납입금이 16억원에 불과해 62억3천여만원의 도비가 지원됐고, 2013년 세입 102억원 가운데 도비가 무려 83억원을 차지하는 등 자립기반이 매우 열악하다. 설립 16년이 지난 경도대의 주된 설립 취지가 경북도내 저소득자녀의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공익적 기능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의 예산 부담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우수한 지역 인재 육성 및 취업 보장 등의 대학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 문제가 아닌가. 황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경도대의 지난해 6월 기준 취업률은 61.4%로 경남남해도립대 76.9%보다 훨씬 낮았고, 경북도내 16개 전문대 가운데 1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또한 재학생의 40%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의 외지 학생들이다. 대학측은 지난해 연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국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에 참가, 신입생 유치활동을 벌였다. 고교졸업생 수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학생 유치활동으로 보이지만 타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지방예산을 쓴 꼴이다. 더욱이 농촌지역 저소득 도민 자녀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당초 대학 설립취지에도 어긋났다.

경도대의 교육여건은 매우 참담하다. 전체 교수 117명(지난해 11월 기준) 가운데 상근 교수 31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겸임(15명)과 시간강사(71명)로 채워져 있다. 교수들의 평균 임용 연령도 35.7세이고, 그나마 20대 2명, 30대 초반이 15명에 이른다. 또한 개교 이후 학과 통폐합이 면밀한 검토도 없이 이뤄져 교수의 전공과 학과가 상이한 경우도 많다. 이래서야 질좋은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고, 대학들의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가뜩이나 전국 대학들이 생존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는 요즘이다. 지방대학간 통폐합과 연계체계 구축, 시대에 부응한 학과신설 및 폐지, 효율성있는 대학조직운영시스템 구축, 지역 친화형 특성화대학 육성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북도립대 역시 환골탈태하겠다는 각오로 생존전략을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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