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구단 최초로 축구전용구장인 스틸야드와 첫 클럽하우스를 건립하는 등 각종 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포항스틸러스가 올해는 구단 창단 40돌을 맞아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그 새로운 기록이 바로 용병 없이 토종들로만 시즌을 치르는 포항스타일이다. 포항의 토종들은 이날 홈 개막전에서 포항 팬들에게 시원한 골 세례로 보답했다. 고무열이 헤딩슛으로 첫 골을 뽑아내더니 날쌘돌이 조찬호가 연거푸 2골을 터뜨려 스틸야드를 찾은 홈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에 앞서 포항스타일은 올 시즌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아시아챔피언시리즈 예선전 중국 베이징과 0-0, 올 시즌 개막전에서 지난해 리그 우승팀이자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인 서울과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쳐 희망을 보여줬다.
포항은 지난 1983년 브라질 선수 세르지오와 호세를 영입하며 한국 프로축구의 외국인 선수 시대를 개척했었다. 사실 엄청난 몸값을 주고 데려오는 용병들은 그 몸값만큼 위용을 드러낸다. 포항이 그동안 몇 차례 우승하는데도 용병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용병들은 선수들간에 위화감 조성, 국내 선수 발굴 및 기량 발전 저해, 구단의 경제적 부담 증가 등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측면은 다른 프로축구단 에게는 `공공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거액의 용병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구단들이 포항에게 패할 경우다. 패한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다른 구단 감독들은 포항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할 대상으로 꼽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결국 K리그 발전을 저해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항스타일의 힘은 유소년시스템(포철동초-포철중-포철공고)에서 나온다. 이동국, 박원재 등을 비롯 포항 유소년 출신들은 K리그 전 구단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포항에도 황진성, 신광훈, 신화용, 신진호, 이명주, 고무열, 김대호, 배천석, 문창진 등 든든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선후배간의 끈끈한 팀워크가 바로 승리의 비결이다. 타 구단 용병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어찌보면 포항스틸러스의 포항스타일은 구단주인 포스코의 경영방식을 매우 닮았다고나 할까. 글로벌 경제위기속에서 독자적인 경영방식을 추구하고 있는 포스코를 따라 하는 것 같다.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이다.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이듯 `포스코식`의 포항스타일도 이제 세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