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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의식, 이대로 좋은가

등록일 2013-02-19 00:20 게재일 2013-02-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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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10주기 되는 날이었다. 참사는 지난 2003년 2월18일 50대 남자가 인화물질을 담은 페트병 2개에 불을 붙인 뒤 지하철 바닥에 내던져 일어났다. 전동차가 화염에 싸이며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을 입었던 대참사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화재의 현장은 말끔하게 정리됐지만, 그날의 악몽과 참상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되면서 국민들의 안전의식에 대한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우리 지하철의 안전 시대를 열었다. 전국의 모든 지하철 객차 내부가 모두 불연성 내장재로 교체됐다. 또 사고 시 승객들이 안전하게 피난할 수 있도록 지하철 승강장내 촉광형 유도타일을 깔았고, 전동차 내·외부 CCTV를 통해 사고발생 유무를 즉시 파악하도록 했다. 유독가스에 질식하지 않도록 방독면 등을 비롯한 인명구조 장비와 각종 안전시설이 대폭 보강됐다. 모든 역무원과 전동차, 사령실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다자간 무선통신시스템(TRS)`도 구축해 언제든지 위급상황을 알릴 수 있게 했다. 객실 내 모든 출입문은 내부에서도 개폐가 가능하도록 바뀌는 등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한 각종 안전대책이 추진됐다.

우리는 하루하루 안전사고의 위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에 불만을 가진 자나 정신병력을 가진 자 등의 우발적인 행동이나 개인의 부주의가 대구지하철 사고와 같은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 천재지변으로 산 절개지와 도로, 다리, 집 등이 무너지거나 산업현장의 산재사고, 크고 작은 교통사고 등의 안전사고 요인도 도처에 널려있다. 사고가 난 뒤 원인을 따져보면 거의 대부분 안전의식 결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사고가 되풀이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안전의식과 우리 사회의 안전문화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채 안전불감증에 익숙해 있다.

관계당국의 안전사고 대처방식 역시 `사고도 나지 않았는데 왜 미리 호들갑이냐`는 식이다. 거의 대부분 사고가 난 뒤에야 재발방지책을 세우고, 사고 발생원인 제공자에 대해 엄중 처벌로 마무리 짓는다. 우리의 일상 생활속에서도 패인 도로를 피하려다 접촉사고가 나거나 돌출된 인도블럭 때문에 팔이나 다리 골절상을 입기도 하는 등 안전사고는 부지불식간에 닥쳐온다.

봄철 해빙기가 다가오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 산을 깎아 만든 도로 절개지나 건물 축대 붕괴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안전을 지키기 위한 철저한 점검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구지하철 사고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안전불감증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하고, 사회전반에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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