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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호 포항시장의 공단업체 사랑

등록일 2013-01-07 00:20 게재일 2013-01-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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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아침 포항 형산교차로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포항시가 철강공단업체들의 기(氣)를 살려주기 위해 2013년 시무식을 철강공단 근로자들의 출근길인 형산교차로에서 갖고, 계사년 새해 첫 업무를 그 곳에서 시작했다. 대단한 일이다. 그 날 아침 기온이 영하 9도가 넘는 칼바람이 몰아치는 맹추위 속에서도 박승호 포항시장을 비롯한 시 공무원 1천여명이 모여 출근하는 근로자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했다. 출근하던 근로자들은 영문도 모른채 무슨 일이냐며 어리둥절해 했고, 시 공무원들은 박수를 치며 힘찬 응원을 보냈다.

참으로 흐뭇한 모습이었다. 이날 이색 시무식의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도 공무원이 아닌 박 시장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는 밤에 잠을 자다가도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메모를 해 뒀다가 그 다음날 해당부서 공무원들에게 주문한다고 한다. 포항시의 감사 나눔 운동도 그의 추진력에서 나왔고, 철강공단업체의 기를 살리기 위한 `범시민 기업사랑`운동도 그의 고집에서 처음 시작됐다.

박 시장은 또 지난 3일 포항상의가 마련한 경제인 신년인사회에서도 “포항철강공단이 살아나야 포항경제가 산다”며 기업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표시했다.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이 운동은 철강경기 침체로 실의에 빠진 공단업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지금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심각하다. 이런 암울한 시기에 포항시가 기업사랑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공단업체들에게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시는 우선 형산교차로에 기업사랑 조형물을 설치하고, 다리 양 옆에는 200여개가 넘는 공단업체의 사기(社旗)를 내걸었다. 뿐만 아니라 시민 기업사랑 감사엽서 보내기, 시 홈페이지 국산철강제품 사용하기 홍보 팝업창 구축, 철강경기 위기극복 다짐대회 등도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철강관리공단에 포항시 공무원 2명을 파견해 실질적인 기업 지원을 돕고 있고, 중소기업 운전자금 이자보전금도 3억원 증액된 27억원을 확보했다. 기업의 기술개발과 수출촉진을 위해 1사 1기업핵심 기술정보를 제공하고, 123기업사랑지원단 1사 1공무원 멘토제를 운영하며, 시장이하 간부공무원이 수시로 기업체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 또 포항상의,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포항청년회, 포항뿌리회,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이 운동을 범 시민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가 그동안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공단 업체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오늘날 인구 53만명의 글로벌 도시로 성장을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박 시장의 이번 기업사랑 운동은 그동안 입었던 은혜와 고마움을 기업들에게 보답하기 위한 것이다. 포항시와 공단업체의 이런 상생(相生)관계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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