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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새출발 계기삼아야

등록일 2012-12-31 00:07 게재일 2012-12-3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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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로 방향타를 잃은 민주통합당의 원내사령탑에 3선의 박기춘 의원이 뽑혔다. 박 의원은 재적의원 127명 중 124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경선에서 63표를 얻어 신계륜 의원을 5표 차로 제치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그리 길지 않지만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다. 새해 예산안 처리 문제가 목전에 닥쳐 있고,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초대 총리 인준 및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정부 조직 개편, 정치개혁과 검찰·재벌 개혁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의회 및 행정 권력을 모두 쥔 새누리당에 맞서서 제1 야당의 목소리를 내야 할 책임이 주어져 있다. 혹시라도 새누리당이 독선·독주의 길로 들어서려 할 때는 당당하고 의연하게 맞서되, 협조할 건 협조하는 합리적 자세를 견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건강하고 믿음직한 야당으로, 견제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에서 민주당이 이런 교훈을 얻을 수 있었기를 기대한다.

가장 먼저 닥쳐올 현안은 새해 예산안과 유통산업발전법, 세법, 택시법 등 쟁점법안의 연내 처리다. 특히 내년 예산안이 연내 처리가 무산되면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이란 사태를 맞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된다. 여야가 비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민생 공약을 뒷받침하는 `예산 6조원 증액`과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지만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새누리당도 원내 과반의석으로 예산안 단독 처리 유혹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박근혜 당선인이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내건 마당에 대통령 취임 전부터 정치적 부담을 안겨선 안된다. 민주당 역시 새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절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신임 원내대표는 당 내부 정비를 맡을 비상대책위원장도 겸임하는 자리였으나, 박 신임 대표가 `비대위원장 별도 선출`을 공약으로 내걸었기에 비대위원장은 조만간 다른 방식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입장에서는 누가 비대위원장이 된다 해도 내부 정비는 쉽지 않은 과제다. 총선·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의 공방이 뜨겁고, 비관론과 냉소주의가 팽배해 당을 추스려 나가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선 패배에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보니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도 곱지 않다. 모쪼록 박 신임 대표와 조만간 결정될 비대위원장이 합심해 민주당이 건강한 비판세력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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