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2013년 예산안 25억6천만원 대폭 삭감<bR>“집행부 길들이기식 권한 남발” 반발 후폭풍
【고령】 고령군의회가 2013년도 고령군 예산안을 대폭 삭감해 집행부의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고령군의회는 2013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마치고 2천433억700만원의 예산안을 지난 21일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군 의회는 일반회계 23건의 사업에 걸쳐 25억5천920만원을 삭감시켰다. 이는 지난해 삭감액 13억2천만원보다 배가 많고 인근 성주군의 4억원 삭감 규모보다 월등히 많다.
고령군의회 의원 수는 모두 7명으로 일부 의원이 삭감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별로는 시간외근무수당 5억1천540만원, 택시부착 광고료 4천200만원, 산수욕장 조성비 1억원이 삭감됐으며 고령게이트볼장과 테니스장 확충비 9억원 전액 삭감으로 백지화됐다. 또한 광특회계(지역개발계정) 삭감으로 사업 중단과 앞으로 국비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여 군 역점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군 집행부는 군의회의 집행부 길들이기식 무차별 삭감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관련 예산이 삭감된 모단체가 예산복원을 요구하며 군 의회를 찾아 항의를 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령군의 실무공무원들은 군민을 위한 중요 예산임을 설득했지만 결국 삭감돼 곤혹스럽다며 정확한 실사를 통한 진단 없이 예산삭감은 의원들의 고유권한 남발이라며 불만을 내비쳤다.
간부공무원 A씨는 “전문성도 없는 의원들이 계수조정하면서 전문위원 입회도 시키지 않고 의원들끼리 일방통행으로 조정한 것을 두고 동네의원 탈을 벗지 못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발의 제로(0)상태인 군 의원들이 감시기능만 발휘하는 것은 독선과 오만, 불통의 극치”라며 “원칙과 기준도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예산을 삭감하고 필요한 사업은 내년 1회 추경에 반영하겠다는 의회의 사고는 집행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