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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건강한 견제세력으로 거듭나길

등록일 2012-12-21 00:10 게재일 2012-12-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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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제18대 대선에서 패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60%에 달했고, 2002년에 이어 극적으로 야권 후보단일화에 성공한 만큼 범야권, 즉 진보진영에선 승리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국민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다.

민주당은 이제 의회권력에 이어 행정권력마저 새누리당에 내 줘 적어도 차기 총선이 실시되는 2016년까지 3년4개월 간은 마이너리티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여정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범야권 재편론 혹은 진보의 재구성 논란 속에 구심점을 잃고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 총선과 대선이 멀찌감치 있다 보니 야권의 정계개편은 논의만 무성한 채 동력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여기에 휩쓸려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수권정당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내부 정비에 하루빨리 착수하는 게 정답이다. 당의 인적자산과 지지외연, 정책개발 능력 등을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원내에선 국정의 건강한 견제세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정과 의회권력을 장악한 새누리당이 독선과 독주의 길로 들어서려 할 때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 거듭 나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얻은 48%의 국민지지를 앞세워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정쟁을 유발하려 한다면 소수파의 `몽니`내지는 `실력행사`라는 원치않는 꼬리표를 달게 될 위험성이 있다. 대선 일정때문에 뒤로 밀렸던 새해 예산안 처리, 더 나아가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에 대한 인준동의 문제는 싫든좋든 민주당에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 박근혜 당선인 보다 오히려 민주당이 이 문제를 슬기롭고 지혜롭게 풀어야 하는 이유다.

대선 패배에 휩싸인 민주당에는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민주당은 지금부터 차기 대선을 준비하지 않으면 정권탈환이 쉽지 않은 정치·사회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장년층 인구의 급증으로 보수층의 몸집이 불어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백인인구 감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대선에서 거푸 패한 미국 공화당은 타산지석이다. 서울과 호남으로 축소된 지역적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도 강구해야 함은 물론이다.

민주당이 인물과 전략의 부재 속에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이라는 그릇된 믿음에 기대어 차기 대선에 임한다면 그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믿음직한 야당, 건전한 견제세력으로 재탄생해 `단독 집권`의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야말로 민주당이 현 시점에서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할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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