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국가 지도자를 국민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것으로, 국민 스스로 자신의 주인된 권리를 행사하는 축제의 장이다. 또한 선거는 스포츠 경기처럼 선거법이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경기다. 모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게 된다. 경기는 규칙을 준수하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때 아름다운 경쟁으로 박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면 각종 반칙이 난무하고, 급기야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복해 재경기를 요청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번 대통령 선거전 역시 치열했다. 정당 후보와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무소속 후보의 사퇴로 양자 대결구도가 되면서 선거 막판 과열로 치달았다. 제16대 대선이 병풍사건, 제17대 대선이 BBK사건으로 얼룩졌던 것 처럼 이번 대선은 선거 막판 국정원 여직원 선거개입의혹 공방을 비롯한 각종 네거티브공세와 상호비방전으로 과열됐다.
특히 나라 전체가 진보와 보수,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지역간 편가르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심하게 표출돼 선거 후유증이 더욱 심각하다. `내편, 네편`으로 갈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서로간에 적잖은 마음의 생채기가 생겼다.
선거가 끝난 지금 급선무는 국민대통합이다. 통합은 승자 또는 가진자가 패자나 없는 자의 손을 잡아주고,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것이다. 승자는 더욱 겸허한 자세로 경쟁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넓은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두 그룹의 애국자가 있다. 하나는 이라크전을 반대하는 애국자이고, 다른 하나는 이라크전을 찬성하는 애국자이다”라고 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승자도 패자도 모두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국민이 잘 살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나섰던 애국자들이었다.
승자의 아량과 함께 패자의 승복도 필요하다. 승복은 상대에 대한 배려, 진정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스포츠에서도 결과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따르는 모습이 아름답다. 승자든 패자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진정성이야말로 국가의 미래를 밝히는 국가의 힘이다.
축구 경기가 끝났을 때 승자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패자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고, 패자는 승자를 향해 박수로 화답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하곤 한다. 치열했던 대선이 끝난 지금, 국민들은 승자와 패자가 서로 손을 맞잡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모두 함께 국민대통합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