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승 해
설 대목 두고 좌판 흰 상어 몸값이 오른다
소괴기는 안 써도 돔베기는 올리야제
할매들 양재기 찾아 장터 돌며
대가리도 없고 지느러미도 없는
바다 한 토막
장바닥을 따라 돈다
전기톱으로 자른 토막고기, 한 돔베기
저 큰 몸의 마지막 집이
향 타는 차례상이란 건 마땅한 일이다
골라 낼 가시도 없는 몸
포 떠진 한 토막 살에 새겨 넣은 파도무늬
납작하게 지진 돔베기 산적이
차례상에 오르면
바다는 이 먼 내륙의 영남까지
사통팔달
명절날 상 위에 오르는 산적 중에 맛나기로는 이 돔베기 만한 것이 또 있으랴. 돔베기가 상어고기라는 걸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으리라. 비린내 없이 담백한 그 맛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다. 시인은 포 떠진 그 돔베기 토막에서 푸른 바다 파도무늬를 보고 있다. 출렁이는 그 물결 한 자락과 물 치는 소리를, 그 푸른 바다를 이 먼 내륙의 영남에서 보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