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별 보충수업·맞춤식 진학지도 등 빛 발해<br>농촌지역 공교육 새로운 대안·해법 제시 눈길
【영양】 인구 2만이 채 되지 않는 영양군내 2개 고교에서 4명의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해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
10일 영양여고와 영양고에 따르면 지난 7일 2013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 결과, 영양여고에서 3명, 영양고에서 1명 등 모두 4명이 합격했다.
자율형사립고인 영양여고는 이번 입시에서 박소연 양이 수학교육과, 김지수 양이 고고사학과, 송경희 양이 의류학과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으며, 기숙형공립고인 영양고는 손유성 군이 농경제사회학부에 합격했다.
영양고는 지난 2010년부터 3년 연속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해 내는 기록을 세워 농촌지역 공교육의 새로운 대안과 해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946년 개교한 영양고는 2008년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지난 2010년 김형종 교장이 초빙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인성중심의 생활지도에 바탕을 두고 전교사들의 열성적인 지도, 영양군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차별화된 방과후활동, 맞춤식 진학지도가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받을 수 없는 영양지역 교육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정규교육과정과 알차고 내실 있는 방과후학교 운영 프로그램으로 질 높은 교육기회를 제공한 것이 큰 성과의 바탕이 됐다.
정규수업 외 하루 2~3시간의 수능 중심 방과후활동과 하루 2시간의 개인 선택 야간 심화학습(언어, 수리, 외국어), 밤 11시(일부 12시)까지 자기주도적 자율학습을 이용한 개인별 맞춤식 질문 및 지도 등으로 학력향상을 도모해 왔다.
특히 영양군 교육발전협의회 등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취약 교과에 대한 개인별 인터넷학습사이트 수강, 논술·구술 특강, 명문대학 탐방 등을 할 수 있었던 것도 3년연속 서울대 합격생 배출이라는 쾌거의 밑거름이 됐다.
또한, 지난 1971년 개교한 영양여고는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 농산어촌우수고교로 선정돼 15억원의 지원금과 영양군 교육발전협의회로부터 연간 2억여원을 지원받아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과후학교 및 수준별 보충수업, 선택형 심화학습 등 교육의 질 개선을 집중투자해 왔다.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형 학교인 덕분에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간 사이가 돈독해 개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학습이 비결이라고 오운석 교장은 귀띔했다.
4명의 서울대 합격 학생들은 하나같이 “그동안 열심히 가르쳐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며 격려해 주신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교육여건이 불리한 농촌오지인 영양군의 현실에서 비춰볼 때 작은 시골학교인 영양고와 영양여고의 서울대 합격자 배출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며 시골학교란 부정적 고정관념을 충분히 깨뜨릴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있다.
/장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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