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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터널사고, 우리 터널 안전 점검 계기 삼아야

등록일 2012-12-05 22:19 게재일 2012-12-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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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에서 발생한 터널 붕괴사고를 계기로 우리의 터널 안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 터널 사고가 관리미비와 안전진단 소홀에서 비롯된 후진국형 사고로 드러나 이같은 진단이 꼭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길이 5m, 폭 1.2m, 두께 8㎝에 무게가 1.2t에 이르는 콘크리트 천장판이 떨어져 내리면서 터널안을 달리던 자동차를 덮쳤다. 철제구조물을 지탱하는 볼트의 부식이 사고의 직접 원인이었는 데, 콘크리트 천장판을 터널 위쪽에 매단 봉 형태의 철제구조물과 볼트는 1977년 개통 이후 35년간 한번도 교환되지 않았다고 한다. 두달전 실시한 정기점검에서도 육안검사만으로 합격판정을 했다니 개탄할 일이다. 망치로 두드려서 나는 소리로 부식여부를 확인하는 타음조사를 하지 않고 겉치레 검사를 하는 바람에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문제는 일본의 터널 붕괴사고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길이 500m가 넘는 터널이 2천448개에 달한다. 이중 보수나 보강이 필요한 안전등급 C등급 이하가 139개라고 한다. C등급은 당장 붕괴나 사고가 날 위험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보수와 보강을 해야 하는 등급이다. 이보다 낮은 D등급으로 판정되면 이용이 일부 제한된다. 국내에서 50년이 넘은 터널 28개 중 5개를 제외한 23개가 C등급 판정을 받았다. 30년이 넘은 터널 105곳 중 절반 이상인 54곳도 C등급으로 나타났다. 준공 110년을 넘은 아현터널, 연희터널, 의영터널 등에서는 누수현상과 함께 백태, 균열 등이 발견됐다. 길이가 긴 터널에는 공기순환을 위해 대부분 대형 통풍기가 달려있다. 통풍기를 천장에 고정하는 데 사용되는 볼트는 시간이 지나면 부식될 수밖에 없다. 평소 철저히 점검해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지체없이 교체하는 등 보수·보강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고속도로에는 곳곳에 터널이 있다. KTX가 달리는 고속철도에는 기존 철도 보다 터널이 훨씬 더 많고 길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주요 고속도로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정체현상이 빚어진다. 터널부근의 정체는 더 심하다. 지·정체로 터널내에 자동차가 갇힌 상태에서 일본에서와 같은 천장 붕괴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는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도로와 철도건설은 70년대 이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80년대까지는 기술력과 비용문제로 제대로 된 품질관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도 그 시절에 일어났다. 이후 국내에서 그런 대형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우리 고속도로와 철도가 지나는 터널의 안전이 염려되는 게 사실이다. 일본의 터널 붕괴사고를 교량과 터널 등 시설물의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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