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올해도 예산안 법정시한 넘기나

등록일 2012-12-03 21:48 게재일 2012-12-03 23면
스크랩버튼
올해도 새해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인 12월 2일을 넘기게 됐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당초 대통령 선거 일정을 감안해 내년도 예산안을 11월22일까지 처리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계수조정소위의 의석수를 둘러싸고 시간을 끌면서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계수조정소위가 가까스로 구성돼 가동되고 있기는 하나 예산 삭감과 증액을 놓고 쟁점 항목이 많다. 게다가 예산안과 함께 처리해야 하는 세법 개정안이 걸림돌로 작용해 대선 전 예산안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예산안은 서민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서민과 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질 수 있음을 국회가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헌법 제54조 2항은 `정부는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을 `12월 2일`로 명시한 것이다. 예산안이 확정된 후 정부가 정상적으로 집행준비를 하려면 최소 30일이 소요된다. 1월 초부터 예산을 집행하려면 법정 시한내 예산안이 통과돼야 한다. 경기 침체나 경제위기로 많은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시기에는 예산안의 법정 시한내 처리가 더욱 절실하다. 그런데 입법기관인 국회가 이번에도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이러한 사태가 2003년 이후 10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18대 국회는 4년 내내 법정시한을 어겼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되면서 19대 국회에는 쇄신의 바람을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가 이렇게 법정 시한을 쉽게 어겨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나라 경제는 유럽발 재정위기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장기 저성장이 우려된다.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가 부진해 내년에는 혹독한 경기침체를 겪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재정의 경기 진작 역할이 여전히 중요한 때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재정이 부진한 경제상황을 받쳐주는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예산안 법정기일내 처리를 호소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의 예산 집행과 사업추진에 차질이 생긴다. 취약 계층 지원사업과 일자리 창출사업 등이 지연되고, 서민 생계 불안이 커진다. 또 예산안 심의도 졸속으로 처리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 혈세가 불필요한 곳에 낭비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이 대선 이후 당선자의 공약을 반영해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예산안 처리가 연말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여야는 무엇보다 민생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새해 예산안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주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