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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감한 개혁방안 도출해야

등록일 2012-11-28 21:44 게재일 2012-11-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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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검찰이 내부 개혁 논의로 분주하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대검 간부와 일선 검사장들을 잇따라 만나 개혁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전국 검찰청별로 평검사회의도 속속 열리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의 한 검사는 내부 통신망에 `검찰 개혁만이 살 길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검찰이 늦게나마 그동안의 잘못을 돌아보고 스스로 자정과 개혁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다.

검찰의 내부 개혁 논의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검찰이 과연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개혁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미심쩍어하는 여론이 더 많다. `개혁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던 검사의 글도 `일선 검사들이 이렇게 주장하면 진정한 개혁안인 것처럼 비치고 총장님이 결단해서 수용하는 모양새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배경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일각에선 한상대 총장 등 검찰 수뇌부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현직 검사의 거액 수뢰와 성추문, 부실 편향 수사 등에 책임이 있는 한 총장이 검찰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다.

한상대 총장은 내부 개혁논의를 수렴해 다음달 초 검찰개혁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정말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고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 나려 한다면 지엽적인 개선책으로는 안된다. 통렬한 자성을 바탕으로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혁신적이고 자발적인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결의로 검찰이 최선의 개혁안 마련에 나서야 할 이유다.

지금 검찰의 위기는 국민이 부여한 막대한 권력을 사회정의와 국민을 위해 사용하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검찰은 기소를 독점하고 방대한 수사권을 가지며, 경찰 수사도 지휘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막강한 권력을 지닌 검찰에 대한 견제는 미흡했다. 내부 감찰시스템은 번번이 제 기능을 못했고,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도 약자에게는 오만하다는 원성도 드높다. 그래서 검찰 개혁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고, 한상대 총장 스스로 중수부 폐지를 포함한 모든 개혁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개혁이라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 전국적으로 열리는 검사회의에서 치열한 토론과 의견수렴을 통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과감한 개혁안을 도출하길 바란다. 검찰이 정말 국민을 위해 제 살도 주저없이 깎아내려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결국 개혁은 정치권과 외부의 힘에 의해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임을 검찰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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