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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비리 근절 특단의 조치 필요하다

등록일 2012-11-21 20:39 게재일 2012-11-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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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검찰총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내사·수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9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가 구속된 직후 나온 것이다. 검찰 총장은 사과문에서 “국민들의 엄중하고 준엄한 비판과 질책을 받겠다”고 사죄의 뜻을 표명했다. 사안의 심각성이나 국민들이 받은 충격을 고려하면 당연히 나와야 할 검찰 수뇌부의 반성이었다.

구속된 김광준 검사가 받고 있는 범죄혐의는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해 질 정도다. 검찰총장이 지명한 특임검사팀에 따르면 김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재직시절 유진그룹 비리 정황을 내사하다 금품을 챙긴 것을 비롯 유진그룹 측에서 6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으로부터도 2억4천만원을 수사무마대가로 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때는 전 국정원 직원 수사 무마 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았고,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때 옆 부서의 수사대상 기업인 KTF관계자로부터 해외여행경비를 지원받았다. 여기에 포항, 양산, 부산 등지의 기업 3곳에서 8천만~9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추가 수사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하니 비리 행각이 어디까지인지 짐작되지 않는다. 범죄를 척결해야 할 검찰의 고위 간부가 이같은 비리행각을 저질렀다는게 기가 막힐 뿐이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라 할까.

검찰이 이례적으로 김 검사를 구속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현직 검사를 구속했다는 정도로 봉합되기에는 검찰의 도덕성에 입은 상처가 너무 크다. 더구나 김 검사의 비리 의혹이 경찰 수사에서 터져나오자 부랴부랴 특임검사를 지명해 경찰 수사를 방해하려는 인상을 심어 준 것도 모양새가 나빴다. 그 이후 벌어진 검찰과 경찰의 갈등 상황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과연 제 살을 도려내는게 가능할까`하는 의심어린 시선으로 이 사건을 지켜 봤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상대 총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내부 감찰 시스템을 점검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전면적이고 강력한 감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향후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과연 내부 감찰시스템으로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 지 되묻고싶다. 이제 검찰비리 근절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본다. `상설특검`이든 `공직자비리수사처` 등 외부적 견제와 균형의 수단이든 검찰 스스로 과감하게 수용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 특단의 조치를 통해서라도 국민이 준 막강한 권한을 올바로 집행하는 검찰의 모습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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