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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기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2-11-15 20:55 게재일 2012-11-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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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다 좋아할 순 없다. 거꾸로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원하는 대로 사랑하고 바라는 만큼 사랑받을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종교는 왜 필요하고 철학은 왜 생겨났겠는가. 심술 많은 창조자는 태초에 인간을 만들 때 그 형상을 빌려주었는지는 몰라도 자신의 인품까지 내어주지는 않았다. 갈등하고 번민하는 건 불완전한 인간의 생래적 운명이다. 신이 아닌 `인간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나름 노력한다.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나만의 몇 가지 원칙을 훈련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논쟁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논쟁으로 해결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한두 번 시도해보고 소통이 안 된다 싶으면 놓아 버리는 게 최선의 평화다.

둘째, 어떤 상황에서 양자택일할 경우 내가 손해나는 쪽을 택한다. 상대가 이익을 가져갔다고 그 상대가 이긴 게 아니다. 지는 게 이기는 거라는 건 조금만 지나면 알게 된다.

셋째, 리액션이나 피드백은 필수다. 상대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최대한 공감을 한다. 반대로 내 쪽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상대의 진솔한 의견을 요청한다. 모든 타인은 나보다는 객관적이다.

넷째,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 리더 역할일 경우, 일은 무조건 타인에게 맡긴다. 리더는 일을 잘 하는 자가 아니라 멍석을 잘 까는 자여야 한다. 끊임없이 배려하고, 의논하고, 믿어주는 게 진정한 리더이다.

다섯째, 인정하고 존경할 줄 알아야 한다. 시샘과 부러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타인의 장점을 높이 사기 시작하면 그 사람에 대해 절로 존경심이 인다. 어느 순간 그 장점을 따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몇 가지 사실만 맘에 새겨도 사람 사이에서 오는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아직 만족할만한 실천 단계는 아니지만 노력 중이다. 가끔 인간사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이 다섯 가지 실천 사항 중 어느 하나가 삐걱댔기 때문이리라.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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