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한국경제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등록일 2012-11-12 20:44 게재일 2012-11-12 23면
스크랩버튼
한국경제를 지탱해 오던 제조업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9개월 만에 제조업 성장률이 서비스업에 추월당하고 말았다. 결국 올 것이 오고 만 것이다. 주요 수출 대상 국인 선진국의 경기 불황에다 수출품의 국외 생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 버팀목이 무너진다는 것은 나라 경제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 경제의 각종 지표들마저 동반 곤두박질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철강메카 포항의 경제도 엉망이다. 글로벌 기업 포스코마저 사상 최대 위기라며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마당에 중소 제조업체들은 오죽할까. 온통 위기, 위기만 외치고 있을 뿐 희망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으니 걱정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올해 3분기 제조업의 실질 국내 총생산(GDP) 자료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하는데 그쳤다. 반면 서비스업 성장률은 2.4%로 제조업의 약 두 배다. 제조업 성장률이 서비스업에 역전당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 당시 제조업은 -7.1%, 서비스업은 0.4% 성장해 둘 간의 차이는 무려 7.5%p나 났다. 제조업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 2009년 3분기 1.8%를 기록한 이래 2011년 1분기까지 9.5~13.1%의 고공행진을 했다. 그러나 2011년 2분기 7.5%로 뚝 떨어지더니 올해 1분기 4.1%, 2분기 2.6%에 이어 3분기엔 1.3%를 기록했다. 급기야 0%를 향해 추락하는 형국이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성장률은 2009년 2분기 0.4%, 2009년 3분기 1.0%에서 2009년 4분기~2012년 2분기 2.5~4.9%로 큰 변동이 없었다.

국내 제조업의 성장 부진 이유는 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대표 수출품인 스마트폰은 올 1분기 현재 80%가 국외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2010년 16%에 불과하던 것이 2년만에 70%이상이 국외로 빠져 나간 것이다. 자동차 역시 올 상반기 현재 73%가 국외에서 생산되고 있다. 자동차 노조의 파업 등 특수요인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본다.

걱정은 이뿐만 아니다. 대기업의 투자가 준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축소됐고, 국내 건설수주도 14.8%나 줄었다. 유로존 위기와 미국의 `재정 절벽` 등 불확실성으로 삼성, 현대,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투자에 선뜻 나서질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호`의 항해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 제조업이 살아나야 한국경제도 살아난다. 정부나 기업인 모두 이제부터라도 제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공봉학의 인문학 이야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