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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사고, 슬기롭게 극복하자

등록일 2012-10-18 20:45 게재일 2012-10-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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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가 뜻하지 않은 불산 누출사고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직접적인 인명피해와 불산 누출지역의 2차 피해도 엄청나다. 지역 농산물에 대한 신뢰도 추락에 따른 판매부진에다 각종 행사마저 줄줄이 취소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축제의 계절 10월을 맞아 일선 시군마다 크고 작은 축제의 여흥이 넘쳐나고 있지만 구미시는 30여 개에 이르는 행사를 취소 또는 중단해 더욱 무기력해지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구미시는 불산 사고 직후 취소했던 제22회 경북도민생활체육대회를 다시 개최키로 결정했다. 경북생활체전은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열리는 300만 도민 화합 잔치이다. 현재 구미시의 여건을 감안하면 무척 어렵고 중대한 결정이고, 구미시의 미래를 위해 아주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인다. 불산 사고 수습과 복구 등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고발생 피해지역이 최근 정부의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고, 정부가 피해농작물에 대한 시가보상 등 복구 대책이 마련되는 등 수습 국면에 들어가 있다. 시민화합을 이끌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북생활체전은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흔히 체육은 전문 선수를 발굴 육성하는 엘리트체육과 국민들이 일상 생활속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순수 아마추어 스포츠 활동인 생활체육으로 대별된다. 경북에는 매년 봄에 엘리트 스포츠 경연장인 경북도민체전, 가을에 생활체육대회가 개최된다. 구미시는 지난 5월 제50회 경북도민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첨단과학도시 구미의 위상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경북생활체육대회마저 훌륭하게 치러낼 계획이었지만 불산 사태로 자칫 무산될 뻔했다.

체육의 여러 가지 기능 가운데 사회통합기능이 있다. 운동경기를 통해 단체나 기업체 등에 대한 소속감, 애사심, 동료간 유대강화, 협동심, 일체감을 조성해 사회를 하나로 통합해 가는 기능이다. 불산 사고로 가라앉은 시민 정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위기 극복에 대한 공감대와 일체감을 조성하기 위한 동기가 필요한 데, 바로 경북생활체전이 그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도민생활체전은 경북도내 23개 시·군 1만여 생활체육인들이 불산 피해 지역민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해 지역 농산물 판매 홍보대사의 역할을 하며, 농가의 시름도 덜어주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행사나 축제를 무조건 취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이 최선이 될 수는 없다. 행사나 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시름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첨단전자도시 구미시가 불산의 위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국가 산업의 중심으로 다시 제자리를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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