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8년 4월 열연 및 후판제품, 전기강판 등을 생산하는 포항종합제철로 설립된 뒤 지속적으로 성장해 이제는 시가총액만 30조원, 매출액 32조6천억원(2010년 현재)에 이르는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성장한 포스코다.
그런 포스코가 최근 포항에서 열리는 `포항스틸아트 페스티벌`에 별다른 후원을 하지 않아 눈총을 받고있다. 포스코의 후원 외면으로 스틸아트페스티벌은 정부지원금 5억원과 시비 5억원, 도비 2억원 등 모두 12억원의 지원금만으로 지역 예술인들이 운영위원회를 조직해 꾸렸다고 한다.
지난 13일 오후 포항 동빈내항 해상무대에서 막이 오른 스틸아트페스티벌은 앞으로 한 달간 일정으로 환호해맞이공원 전시를 시작으로 북부해수욕장, 동빈내항에 이르는 아트웨이에 50여점의 스틸조각 예술품들을 전시해 도시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게 된다. 포스코는 운영위원회의 후원요청에 대해 영업실적 부진을 이유로 작품 6점을 기증한 게 전부였다고 한다.
포항에서 스틸 아트페스티벌이 열리게 된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가 포항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포스코의 후원 외면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세계 최초로 철과 지역의 문화, 철학을 융합한 21세기 신철기시대(Neo-iron Age)를 여는 스틸축제라는 취지를 생각하면 포스코가 먼저 기획해 만들어야 했을 행사가 아니냐며 포스코의 지원외면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포스코가 포항지역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있는 지를 반영하는 또 다른 사례는 바로 포스코플랜텍과 성진지오텍간 통합으로 인한 통합법인의 본사 포항 이전건을 둘러싼 포스코의 태도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울산 성진지오텍에서 이사회를 열고, 통합법인의 포항이전안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이사회 자체를 무기연기하고 말았다.
이사회가 연기된 배경은 두 회사의 통합과 본사 이전문제를 놓고 울산과 포항지역의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는 데, 포항시는 물론이고 포항시의회, 포항상의 등 포항지역 관계와 경제계 모두가 한 목소리로 성진지오텍 본사의 포항이전을 요청한 이후의 결정이란 점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짝이 없다. 울산과 포항의 여론이 대립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안에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포스코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래서 포스코가 본사 소재지인 포항지역 발전에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비록 포항지역이 포스코란 글로벌 기업의 그늘아래 경제가 움직이긴 하지만 포스코 역시 포항지역을 토대로 성장해 온 향토기업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게 포스코가 포항지역의 문화나 예술, 경제발전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포스코의 각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