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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이대로 안된다

등록일 2012-10-12 20:27 게재일 2012-10-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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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강원도 전방철책선을 넘고 귀순한 북한 병사가 당초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가 발표한 우리 군의 CCTV에 발각된 것이 아니라 전방초소 생활관 문을 두드려 귀순한 것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도발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최전방의 경계수위가 `뻥` 뚫린 것에 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적 여론이다. 더욱이 해당 부대는 당초 이 사실을 합참에 `허위보고`까지 하는 등 지휘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해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마저 받고있다.정승조 합참의장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GOP 내무반 앞에 북한군 1명이 있는 것을 초소상황실 근무자가 CCTV로 확인하고, GOP 근무병에게 연락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합참조사단이 해당 부대를 조사한 결과, “북한군 병사는 2일 오후 11시20분께 GOP 내무반 문을 두드렸고, 우리 장병이 나가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북한 병사가 해당 부대 경계지역인 전방철책선을 넘어 올 때까지 전혀 몰랐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 터진 것이다.

좌파 정부 당시 터진 대북 관련 대형사고는 당시 통수권자의 북한관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군 지휘부도 통치권자의 성향에 코드를 맞추다 보니 오늘 이 지경에 이르렀고, 그 사고 또한 정권이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체질개선`이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 도발을 두고 그나마 지휘체계가 `선보고 후조치`에서 `선조치 후보고`로 바뀐 것은 다행이지만, 본질적으로 군 문화를 `군 답게`조성하지 못한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최근 군은 입대 장병을 위해 입·퇴소식을 거행하고 있다. 행사의 취지를 군 부대 인근 경제활성화를 한다는 경제논리로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남부권 부모가 최전방 부대에 입소하는 자식을 위해서 당일 최하 40만원 이상 경비를 써야 하는 데, 국가적 손실이자 넉넉지 못한 부모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꼭 참여해야 할 `입영문화`로 정착돼가고 있는데, 조손가정, 결손가정 자녀는 부모 없이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야 하는 등 위화감까지 조성되고 있다.

또 현 정부 들어 사병들의 사고 방지를 위해 입대 동기끼리 한 내무반을 사용케 하고, 군 내부 사정이 외부로 실시간 전달되는 통신시스템 등 문제투성이다.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우리 군은 더욱 강해야 한다. 엄격한 명령체계로 유지돼야 유사시에도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군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군 `지휘부`는 깊이 성찰하고, `군 다운` 환경을 새롭게 조성해야 만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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