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절친 두 명이 불화설에 휩싸였다. 단순한 연예계 가십으로 치부할 수 없는 건, 그들 일련의 행보가 자신들 의도와는 상관없이 공인의 위상으로 넘어와 버렸기 때문이다. 한 명은 `강남 스타일` 노래 한 곡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중이고, 다른 한 명은 콘서트로 번 돈 대부분을 세상 약자를 위해 내놓는 기부 천사로 활동 중이다.
둘 사이가 불편하게 된 건 개인적인 문제겠지만, 한 사람이 너무 잘나가면 남아있는 다른 한 사람은 소외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한 사람이 꿈에도 그려보지 않았던 빌보드 차트 일위를 넘볼 때 다른 한 사람은 뉴욕 타임스퀘어 거리에`기억하시나요`라는 위안부 관련 광고를 올렸다. `강남 스타일`이 언론에 도배될 때 정작 `기억하시나요` 에 관한 보도는 단신으로 처리됐다.
남보라고 선행하진 않겠지만 남들이 알아줄 때 선행도 신이 나는 법이다. 당사자 간 갈등이 있는 상태에서 선행마저 관심 밖으로 몰리니 마음을 다칠 수밖에 없다. 다친 맘을 보듬어줄 생각은 없으면서 언론은 자극적인 보도만 쏟아낸다. 당사자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프다질 않는가.
인간은 갈등하는 동물이다. 당사자 어느 한 쪽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인간관계에는 항시 존재한다. 사람 곁에 사람이 있는 한 위안과 고통은 동전의 양면처럼 따라온다. 어느 누구도 잘못하진 않았지만 약자가 느끼는 고통이 더 크니 그게 문제이다. 이래저래 인간관계는 힘들기만 하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