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으로의 전시작전권 전환을 불과 3년 남겨놓은 시점에서 우리 군이 미사일과 무인항공기(UAV)의 성능을 크게 높여 대북 억지력과 전투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탄두 중량 500㎏ 기준이 상향 조정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지하 3m 정도 깊이에 구축된 북한의 로켓 및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폭탄은 900kg에 달한다. 더 깊은 곳의 시설을 파괴하려면 더 무거운 중량의 탄두가 필요하다. 적에게 타격을 줄 수 없는 미사일을 멀리 날려보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미사일 협상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매우 불편하다. 미국이 왜 우리의 미사일 사거리를 제한하는 것일까. 미국은 중국과 일본이 한국의 미사일 능력 향상에 자극을 받는다고 이유를 든다. 한국이 미사일로 베이징이나 도쿄를 타격할 능력을 갖는 것을 우려한다는 얘기인 데, 그들의 미사일 사거리는 1만km를 넘는다. 또 미국이 전범국 일본에는 고체연료 로켓개발을 허용하면서도 우리가 개발하는 데 반대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이밖에 현대전에서 UAV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공격용 UAV개발을 반대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앞두고 한국군이 한반도 방위를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러려면 한국군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미국이 우리의 군사력 강화를 돕지는 못할 망정 사사건건 제한하려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한미 양국 정부는 미사일 협상을 이같은 한국민들의 의혹에 시원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