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문예대전 참가 학생·먹거리장터 상인들만 북적<br> “가족과 함께 왔는데 볼거리·체험거리 별로없어 황당하다”
【경산】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와촌면 대한리 갓바위 주차장 일원에서 진행된 `제12회 경산 갓바위 축제`가 지역 축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 축제추진위원회와 담당자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축제추진위원회는 이번 축제를 팔공산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문화유적을 활용하고 새로운 볼거리와 흥밋거리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예정이었지만 어느 한 쪽도 성공하지 못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흥행실패의 이면에는 “축제를 열면 당연히 관광객이 모이고 지갑이 열릴 것”이란 안이한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다.
축제 첫날인 14일 찾았던 갓바위 주차장에는 장승조각대전에 참가한 장승조각가 10여명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나 담당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관광객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였고 불교의 3대 도량의 하나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진 경산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을 소재로 한 갓바위 축제를 3일간 진행한다며 일정 중 하루(14일)를 유명무실하게 진행한 것에서부터 축제의 실패는 예견됐다.
결국, 15일 개막식장도 썰렁해 과연 이곳이 축제장소가 맞는지 의심이 드는 정도였다.
공직자와 갓바위 문예대전을 위해 참가한 초·중학생을 제외하고 먹거리 장터 종사자를 빼면 관광객의 숫자는 수백 명을 넘기기 어려웠다.
110여개가 설치된 몽골텐트(부스) 중 32곳을 차지한 체험 부스도 축제 때마다 등장하는 부스가 대부분으로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고 축제에서 사람으로 북적이는 먹거리 장터도 한산해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오는 12월 치를 대선의 선거법 영향에다 팔공산에 단풍이 들지 않고 수험생의 좋은 성적을 기원하는 학부모의 발걸음이 뜸한 시기에 축제가 열렸기 때문이라는 관계자들의 변명은 오히려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제12회 경산 갓바위 축제는 다음 축제때까지 환골탈태하지 못하면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 하려는 시도도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팔공산을 찾았던 이모(39)씨는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았는데 황당하기까지 하다”며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거의 없으며 장사에만 열을 올리는 축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고 꼬집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