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쉼터는 2곳 뿐… 범죄노출 무방비
이들을 위한 쉼터의 수가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쉼터에 인계되더라도 학생들이 답답함을 느껴 오히려 뛰쳐나오는 상황이어서 쉼터 확충 및 운영 보완 등 실질적인 보호망이 시급한 상황이다.
15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에 접수되는 가출청소년 신고 건수는 지난 2008년 487건, 2009년 521건, 2010년 783건, 2011년 714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이미 1월부터 현재까지 498건이 신고됐다.
이처럼 해마다 10대 청소년들의 가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쉼터는 포항의 경우 여자·남자 각각 1곳에 불과했다.
또 최근에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가출 패밀리`(가출팸)까지 구해 생활비 마련을 위한 범죄 수단으로의 이용은 물론 채팅을 이용한 성매매, 숙식 해결을 위한 정보 교환까지 하고 있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오후 메신저를 통해 일주일 전 집을 나온 안모(18)군과 대화를 나눴다.
안군은 부모와 갈등으로 집을 뛰쳐나와 한 포털사이트에서 가출팸을 구하고 있었다. 안군은 PC방과 거리를 전전하며 밤이면 건물 계단에서 잠을 청한다고 했다. 처음 집을 나와 갈 곳이 없어 주차장과 길거리를 오가며 잠자리를 해결하려다 한 달 반을 쉼터에서 지내왔다. 그러나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꽉 짜인 프로그램 속에서 생활하는 데 싫증을 느낀 안군은 결국 쉼터에서 뛰쳐나왔으며 현재는 PC방과 길거리를 헤매며 밤이면 계단에서 잠을 청한다고 호소한 다음 자신과 함께 동행해 모텔로 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2시께는 광주의 한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농촌 생활이 싫어서 가출한 뒤 아동·청소년 쉼터 등에서 생활해 오던 이모(18·여)양이 북부해수욕장을 찾아 서성거리다 경찰에 발견돼 김천지역의 쉼터에 인계되기도 했다.
이처럼 10대 가출 청소년들이 휴가 행락철을 맞아 느슨해진 긴장 속에 각종 범죄 위험에 내몰리고 있지만 관계당국에서는 쉼터로 보내거나 부모에게 인계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을 발견하면 일단 파출소로 데려와 사정 등을 듣고 부모에게 인계하거나 쉼터로 보낸다”면서도 “현재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이나 범죄 등과 관련된 캠페인은 이뤄지고 있지만 가출청소년과 관련된 단속이나 캠페인 활동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예산 문제 때문에 쉼터를 늘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혜영기자 ktlove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