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알에 들어있는 독은 적게 먹으면 입술 주위나 혀가 마비되고, 구토를 일으키지만 일정량을 넘으면 치명적이다. 그런 위험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복어탕을 선호할까? 아마도 그것은 복어요리의 맛에 매혹되기 때문이다. 많은 복어 애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복어는 생선이지만 맛이 쫄깃하고 담백해 탕의 국물맛이 기막히다는 것이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시원한 맛이 천하일품이라는 것.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사람들이 즐겨 먹는 해산물에도 복어가 반드시 낀다. 게와 성게, 그리고 복어다. 나라를 위태롭게 할 정도로 미인이란 뜻의 고사성어로 `경국지색`이란 말이 있는 데, 복어는 이 말과 연관이 있다. 기가 막히게 맛있지만 자칫 잘못 먹으면 죽을 수도 있는 음식이니 나라를 망칠 수도 있는 미인에 비유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복어요리가 더더욱 일품요리로 대접받는 것일 지도 모른다. 복어는 먹고 싶고, 목숨은 아깝다는 말도 그래서 나오는 것일게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