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890여건의 세계유산이 선정돼 있다. 한국의 역사마을에 대해 세계유산위원화(WHC)는 “가옥과 정자(亭子)와 정사(精舍-학문과 휴식의 공간) 그리고 서원 등 전통 건축물의 조화와 배치방법 및 주거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학술적·문화적 성과물, 공동체놀이, 세시풍습 및 전통 관혼상제 등이 전승되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 양동마을은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가 모인 씨족마을로, 학식과 덕망이 높은 인물들을 배출해 조선시대 명망이 높았던 곳이다. 작은 골짜기가 여럿 나란히 놓인 물자(物字)형 지형에 자리잡은 풍수 길지(吉地)다. 씨족마을이란 장자 상속을 기반으로 같은 성씨의 혈연집단이 대(代)를 이어 모여 사는 유교문화 특유의 마을을 말한다. 주변의 옥산서원·단구서원·동강서원이 근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안동 하회마을은 외부의 사람이 정착한 마을이라면 양동마을은 처가에 입향한 마을이다. 이후 수백년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양반마을인 두 마을 문중 간에 빈번하게 혼인이 이뤄지기도 했다. 경주 손씨, 여가 이씨, 하회는 풍산 유씨가 서로 사돈관계를 맺는 일이 많아 두 마을은 더욱 돈독해 졌다. 회재 이언적 선생의 외가도 경주 손씨다. 양동마을에는 향단과 독락당·관가정·무첨당 등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 있다. 600년된 씨족마을로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임이 입증된 유적지, 앞으로의 관리가 큰 걱정이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