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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의장단 선거부정 일벌백계 다스려야

등록일 2012-07-10 21:13 게재일 2012-07-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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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충격적인 일이다.

경북 예천군의회 의장단 선출과정에 돈봉투가 오고갔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와 지방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지방자치제 도입이래 이처럼 부끄러운 자화상이 적나라하게 들춰진 것은 처음인 듯 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일 오전 예천군의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제168회 임시회에서 정영광 의장이 6대 후반기 의장에 선출되면서부터다. 예천군의회는 이날 의장 선거에서 정영광 의원 5표, 장대복 의원 4표로 정영광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의장에 선출된 정영광 의원이 “우스운 꼴이 됐다”면서 당선 소감도 없이 퇴장할 때까지만 해도 동료 의원들은 물론 언론에서도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있었다.

사건의 전모는 의장선거에서 떨어진 무소속 장대복 의원이 지난 6일 지인을 통해 정영광 의장에게 항의문건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장 의원이 작성한 문건에는 의장선거를 앞두고 오고간 돈의 전달과정과 전달배경 등이 적혀있었고, 의장 당선자인 정영광 의원의 의장사퇴 및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문건에 나타난 사건개요를 보면 의장선거에 경합했던 이준상 의원이 장 의원에게 의장자리를 양보하는 대가로 장 의원에게 돈(1천만원)을 요구했고, 그 돈의 일부를 의장에 당선된 정영광 의원이 전달했다는 내용이었다. 더욱 개탄스러운 일은 문건 작성자인 장 의원이 지난 제5대 후반기 의장선거 당시 정영광 의원의 부탁을 받고 동료의원 3명에게 돈을 전달해 의장에 당선된 경위까지 밝히며, 정 의원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자신이 불법적인 선거범죄를 저지른 것으로도 모자라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기화로 동료의원을 겁박한 셈이다.

가뜩이나 경북도의회 의장단 선거도 `금품선거`의혹에 휘말려 전체 도의원 63명 가운데 4분의1에 가까운 수의 도의원들이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등 뒤숭숭한 상황이다. `풀뿌리 민주정치` 또는 `민주정치의 교실`이라고 불리는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이제 20여년, 더욱 성숙해지고, 운영의 묘를 살려야 마땅할 이 시점에 터져나온 금품수수 사건은 지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일벌백계로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풀뿌리 민주정치를 키워나갈 지방자치제 정신을 오롯이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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