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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밸류플러스 화재는 人災다

등록일 2012-07-09 19:50 게재일 2012-07-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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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밸류플러스의 화재는 소방안전에 소홀했던 결과가 낳은 인재(人災)다. 평소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차분하게 준비했더라면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 건물 4층 옥상 테라스에 설치된 조립식 패널 2동은 당국에 허가조차 받지 않은 무허가 불법 건축물로 뒤늦게 밝혀진 점이다. 관할 행정기관인 포항시 남구청은 이 사실을 파악조차 못 하고 있었고 불이 난 후에야 이같은 사실을 알아내 밸류플러스측에 철거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밸류플러스는 지난 2009년 1월에도 7층 비상계단 통로의 EPS실에서 담뱃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전력이 있는 요주의 건물이다. 이곳은 하루 6천여명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형 시설물이다. 이날도 불에 놀란 시민 300여명이 다급히 옥상으로 대피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돼 자칫 건물내에서 화재가 발생했더라면 대형참사로까지 이어질 뻔 했다. 화재가 발생하도록 소방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밸류플러스측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한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화재가 나도록 방치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형 인명사고가 없었던 게 다행이다.

이번 화재에 대한 당국의 책임도 크다. 남구청은 물론이요 소방서도 피해 갈 수 없다. 그동안 뭘 했는가. 말로만 소방점검을 했단 말인가. 남구청 관계자의 불이 난 후에야 해당 건축물이 불법 무허가 건축물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은 하나의 변명에 불과하다. 이미 올 초에 이곳에 임시로 건축한 사실을 파악하고 철거 시정계고까지 통보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 때 강제 철거 등 강력한 처방책만 펼쳤더라도 화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형 쇼핑몰은 일반 사업장과는 차별화해서 소방, 안전점검 등을 해야 한다. 의류 보관창고인 이곳은 야간에는 직원들의 휴게실로 사용하도록 전기시설까지 갖춰놓았다고 한다. 또 주변에는 직원들이 피운 담배꽁초 여러개가 발견돼 이미 화재가 예견된 곳이었다.

누차 강조하지만 행정당국은 `사후약방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얼렁뚱땅 대처해서는 안된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형 시설물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소방, 안전점검을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한다. 밸류플러스측은 스스로 재발방지를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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