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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사회의 중재자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7-05 20:44 게재일 2012-07-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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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압축성장으로 인해 다양한 갈등이 한꺼번에 표출되고 갈등이 서로 어우러져 또 다른 갈등이 생기는 성장통을 겪은지 오래됐다. 최근에 새로운 갈등이 가세하면서 선진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 지수는 OECD 30개국 가운데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에 이어 4위라 한다. 몇 년 전 한 방송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80%가 사회갈등이 10년 전 보다 심각해 졌다고 한다.

사회통합위원회가 지난 10년 사이에 조사한 공공갈등이 총 624건이었다. 이중 노동갈등이 185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역갈등 119건, 계층갈등 111건, 환경갈등 69건, 교육갈등 76건, 이념갈등 44건 순으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파업건수는 28.9% 감소된 86건이다. 불법 집회 시위 건수도 해마다 큰 폭으로 줄고 있다. 과거와 같은 민주 대 반민주 대결 구도가 약화되면서 이념갈등의 강도도 그만큼 누그러졌다. 그러나 노사갈등과 이념갈등이 축소된 것보다 더 큰 새로운 갈등 요인이 등장했다. 우선 지역갈등이 과거보다 심각해졌다. 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논란 과학비즈니스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 등이 대표적인 예다. 대형 프로젝트 일수록 심하다. 종교가 우리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킨 요인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최근에 와서 생긴 것이다. 지금까지 종교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줄이는 완충역할을 주로 해왔으나 최근에 와서는 오히려 갈등을 앞장서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4대강(천주교), 이슬람채권법(개신교), 템플스테이 예산(불교) 등을 둘러싼 종교와 정부 간의 갈등은 사안에 따라 이념갈등 요인도 있지만 종교 간의 이익이 개입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뢰성의 상실로 인한 불신도 팽배해 있다.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취약하면 다원화 사회에 합리성을 존중하는 사회풍토라도 존중돼야 한다. 이것이 종교의 몫이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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