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직원들, 회사 지원 자전거 되팔아 `붐 조성` 찬물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포항제철소 직원과 협력사 직원을 상대로 100만원대 전기자전거를 공동구매 했다. 공동구매 가격은 70만원. 회사에서 30만원을 지원해 주었기 때문에 직원들은 40만원에 구매했고, 4천100대가 팔려나갈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포스코 일부 직원이 중고품 매매 사이트에 자신이 부담한 금액보다 높은 가격에 자전거를 매물로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자전거 제작회사에 확인결과 해당 모델은 포스코에 납품된 4천100대 외에는 전혀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현재 인터넷 등으로 유통되는 해당 모델 경우 모두 포스코 공동구매 때 판매된 자전거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3일 한 포털사이트의 중고물품 카페에서도 확인됐다.
포스코가 공동구매한 자전거 모델인 `DP780`은 하루에도 평균 두세 건씩의 매물이 올라오고 있었고, 판매지역 확인 결과 포항지역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 자전거는 현재 시중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물건은 포스코 공동구매 자전거임이 쉽게 짐작됐다. 거래가격은 55~65만원 선. 대부분 판매자는 시중가격이 100만원대라며 싼 가격임을 강조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한 사람이 2대를 판매하는 경우도 보였다.
직원 박모(40)씨는 “가끔 사내 게시판에 35만원 정도에 자전거를 판다는 글이 올라오는 건 봤지만, 외부에서 이런 식으로 파는 줄은 몰랐다”고 씁쓸해 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모(40)씨는 “포스코가 자전거 구매에 12억원이나 들여 직원 복지를 생각하는 사이에 일부 직원은 회사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원칙 없는 지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 지원금은 직원의 소득으로 처리했다. 개인 소유의 물품을 각자 알아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다만 이는 양식의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모델은 포스코가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기 위해 자전거 전문업체인 알톤스포츠와 함께 고강도강판(DP780)을 활용한 자동차용 신소재로 개발한 제품이다. 포스코는 알톤과 손잡고 지난달 19일 중국에 자전거 프레임 생산 공장을 준공했고, 전기자전거용 모터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