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학생의 자살의 계기로 학교폭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어 정부가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에 대한 대책을 쏟아내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가해자 처벌에 초점을 둔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소년기 중 학교폭력이 가장 심각한 시기는 중학교 때이다. 신체 발달은 급격히 일어나는 반면 행동과 감동을 조절하는 부위인 뇌의 발달은 미숙한 시기라 한다. 따라서 중학교 때는 합창, 스포츠, 예술 등을 통해 충동을 건설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일탈을 막으려면 개인보다는 그룹으로 접근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이가 가해자에게 맞고 돈을 빼앗기면서 어른들에게 말하지 않는 것은 피해 아이 상당수가 `학습된 무력감`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내가 누구에게 말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미리 생각해 버린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고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까닭은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누군가를 피해자로 만들고 그룹으로 따돌리는 상황에 노출돼 있다. 따돌림 당하는 아이들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방관자`적 태도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약자에 대해 배려하는 교육은 어릴때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가장 좋은 교육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남이 힘이 들고 슬플 때 감정을 함께 가져야 동병상련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개미 한 마리라도 생명을 가진 것이니 절대 불쌍한 것을 해쳐서는 안된다고 한다.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절대로 죄받는 일이라 하면서 생명을 존중하고 사람은 귀중한 것임을 경험담을 통해 서로 발표케 하는 과정도 주입시킨다. 그리고 친구들 사이지만 남을 괴롭히고 몸이 허약한 사람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서로 토론하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어른의 말보다 아이쪽에서 먼저 입을 열게 하고 끝까지 진지한 태도로 얼굴을 마주보며 듣는 자세가 어른에게 필요하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