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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대표경선 진보정치 갈림길

등록일 2012-06-25 20:55 게재일 2012-06-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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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치러지는 통합진보당 대표 경선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경선은 신 당권파인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과 구 당권파의 지원을 받는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 간 팽팽한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예측불허의 접전이 펼쳐지기 때문에 국민이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달 사이 구 당권파의 여러 문제점이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민주주의 법질서의 근간을 흔든 비례대표 경선부정과 폭력사태에 국민은 경악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종북주의 태도나 발언으로 국민적 비난을 샀다.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이석기 의원의 발언이 대표적 예다. 이런 구 당권파가 다시 당권을 잡으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거듭나려는 신 당권파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번 경선이 진보정치의 운명을 가름할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후보 토론회 또는 합동 연설회 등 경선 과정을 지켜보면 신·구 당권파는 도저히 같은 당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종북 청산 문제에 대해 신 당권파는 이미 북한의 인권, 핵개발, 3대 세습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강기갑 후보도 “새롭게 정리를 해서 국민 앞에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병기 후보는 “남북대결이 심각한 상황에서 굳이 쟁점화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면서 “당내에 주사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고 한다. 지난 5월 벌어진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구 당권파 측은 “우발적인 사건이었을 뿐”이라며 “(신 당권파) 심상정 의원이 (폭력을) 유발했다”고 폭력사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구 당권파는 이번 경선에서 승리해 당권을 다시 장악한 뒤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을 막고 신 당권파의 혁신안도 폐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이 땅에 진정한 진보정치를 되살리려면 신 당권파의 혁신움직임이 통진당 내에 흔들림없이 뿌리 내려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시대착오적 사고방식과 패권주의적 행태로 이미 위험성을 충분히 알린 구 당권파가 다시 당권을 장악해서는 통진당 자체의 설 자리는 물론 진보진영 전체의 생존조차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야권연대의 향방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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