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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전생활은 선택 아닌 필수

등록일 2012-06-22 19:30 게재일 2012-06-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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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정전 대비 위기대응훈련`이 실시됐다. 정전 대비훈련은 정부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이야기다.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예비전력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준비(500만KW 미만)·관심(400만KW 미만)·주의(300만KW 미만)·경계(200만KW 미만)·심각(100만KW 미만) 등 5단계로 구분되는 예비전력이 준비단계로 낮아진 적이 올해 들어 5월 7차례, 6월 6차례나 됐고, 지난 7일에는 316만KW로 떨어지면서 관심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예비전력이 바닥나면 전국적으로 대규모 동시정전(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한다. 정부는 전력수요가 피크에 달하는 올 8월 3-4번째 주의 예비전력이 147만KW, 겨울엔 93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아웃이 될 경우 예상되는 피해규모는 11조6천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올해 최대 전력수요는 480만KW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해 공급능력은 지난해보다 90만KW 늘어났다. 고리원전 1호기 등 원전과 일부 화력발전소의 고장 및 정비로 발전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가 큰 발전소 1-2곳이라도 고장이 난다면 꼼짝 없이 대규모 정전사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장기적 전력수급대책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 당국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발등에 떨어진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기 위해선 온 국민이 절전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사실 우리는 1인당 전력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0위를 차지할 만큼 전기를 귀한 줄 모르고 써 왔다. 전기를 물 쓰듯 한다는 말이 통할 정도다. 이렇게 된 데는 값 싼 전기료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의 전기요금은 일본의 40%, 미국의 70%선에 그치고 생산원가보다도 13%나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심지어 수입한 석유로 생산한 전기 값이 석유 값보다 싸다. 국민의 자발적 절전 노력이 중요하지만 필요할 경우 비용의 현실화도 고려해볼 일이다. 정부는 신고리 4호기·영흥 화력발전소 6호기 등 1천16만KW 공급능력의 신규 발전소가 가동되는 2014년 봄부터는 전력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력난이 이것으로 끝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전력낭비가 줄어들지 않는 한 아무리 많은 공급이 뒤따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기 때문이다. 또 낭비를 줄이더라도 장기적으로 원전을 쓰는 발전을 줄여나가려면 절전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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