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위기로 치닫는 세계 경제

등록일 2012-06-05 21:36 게재일 2012-06-05 19면
스크랩버튼
세계 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세계 경제의 3대 축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에서 불붙은 유로존 위기는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로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은 구제금융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유로 위기가 정책적인 용단이 계속 미뤄지면서 순리적 해결의 기회를 놓치고 이제는 결속 강화냐 아니면 깨지느냐의 양자택일만 남은 `진실의 순간`에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경제도 불안해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있다. 미 노동부가 지난 1일 발표한 5월 고용지표는 `충격` 그 자체다. 미국의 신규 취업자 수는 6만9천명으로 예상치 15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5월 실업률은 8.2%로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암울한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인식이 착각임을 일깨우게 했다. 뉴욕 증시가 2% 넘게 폭락하는 기폭제가 됐다. 유럽의 주요 증시도 동반 추락하며 세계 금융시장이 또 한번 요동을 쳤다. 한국 증시도 4일 장이 시작하자 마자 코스피지수가 5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패닉에 빠졌다. 세계 경제의 안정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도 경착륙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걱정이다.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50.4로 전달(53.3)보다 2.9포인트 하락했다. 5개월 연속 상승하던 제조업 PMI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보다 낮아진 것이다. 제조업의 경기가 악화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경기의 급격한 둔화는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는 치명적이다. 지난달 유럽위기 악화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빼내간 자금은 3조4천억원에 이른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단기성향의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이다. 금융시장 뿐 아니라 실물 경제도 충격을 받고 있다. 내수가 부진한데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성장동력인 수출이 석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위기의 경고 신호다. 정부는 각종 운용 기금을 늘려 경기 부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3대 경제권의 동반 침체로 글로벌 경제위기의 쓰나미가 몰려온다면 이는 미증유의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 단순히 돈만 풀어서 해결될 일이 아닐 것이다.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하길 당부한다.

오피니언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