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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의 고통 정말 모르는가

등록일 2012-06-04 21:26 게재일 2012-06-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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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중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5~7% 정도 올린 뒤 당장 다음달부터 인상된 요금을 적용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직격탄을 맞게 되는 철강업계는 어떡하란 말인가.

정부는 지난해 8월 전기요금을 평균 4.5% 인상한 데 이어 12월 초에도 4.9%를 추가로 인상했다. 그런데 또 1년도 안돼 요금을 올리는 것은 철강업체를 죽이는 행위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철강경기 침체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마당에 산업용 전기요금마저 오른다면 어디서 돌파구를 찾으란 말인가. 지난 10년간을 비교해도 일반주택용이 4.1% 인상되는 동안 산업용은 무려 61%나 올랐다. 산업용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포항철강공단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동부특수강 등 전기로업체들은 당장 산업용 전기요금이 7% 정도 추가 인상될 경우 적자경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은 연간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로를 사용하는 포스코도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당장 전기료 부담은 적다고 하지만 규모가 커다보니 전기료 7% 인상을 추산할 경우 연간 400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해야하는 정부의 불가피한 사정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제일 싼 편이다”면서 “산업용을 올리면 주택용 전기요금도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너무 낮아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를 쓰고 있는 서민들이 산업계 전기요금을 보조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것. 그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어 전력 소비를 일단 줄여보겠다는 궁여지책의 방법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막대한 적자를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내부 쇄신부터 선행돼야한다는 목소리도 비등하다. 오죽 했으면 여당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얼마 전 한국전력이 적자임에도 기관장에게 1억4천만원이 넘는 경영성과급을 주고 직원들의 평균 급여를 200만원씩 올렸더라”고 공개했다. 전기요금 인상이 설득력을 얻고 국민들로부터 수긍을 받기 위해서는 공기업의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한전이 최근 정부에 요청한 13.1% 전기요금 인상안의 근거도 이참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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