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유리 외벽으로 치장된 국회 제2 의원회관이 23일 문을 열었다. 건립비용이 1천881억 원이며 의원 사무실 면적은 기존 85.6㎡(약 25평)에서 148.76㎡(약 45평)로 늘어나 `호화건물에 혈세낭비`란 지적이 나온다. 급기야 정치권 내에서조차 “지나쳤다”는 반성이 나왔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24일 “의원회관이 국민 눈에 좀 지나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많았다”며 “재정위기를 걱정하는 의원들의 말과 실제 국회에서 돈을 쓰는 것이 맞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지하 5층, 지상 10층인 새 의원회관엔 190명의 의원과 보좌진이 입주하고 나머지 의원 110명은 기존 의원회관을 쓴다. 옛 건물도 내년 7월까지 의원실 2개를 하나로 합치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며 총 477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사무총장에게 옛 의원회관의 방을 두 개씩 터는 것도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의 제동으로 국회의 무분별한 돈 씀씀이 행태가 달라질지 두고 볼 일이다. 리모델링 공사마저 그대로 진행되면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호화판` 논란이 일자 뒤늦게 `면피성` 발언으로 넘어가려 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신축 의원회관은 지나치게 호화로워 `호텔급`이란 지적을 받을 만하다. 외관은 특수 코팅된 이중 고급유리로 치장하고 건물 내부는 온갖 곳에 대리석을 깔아놓았다고 한다. 의원실 하나가 서울의 중형 아파트보다 넓다. 2천억원에 육박하는 건설비용도 1만여 명의 공무원이 상주할 서울시 신청사와 맞먹는 수준으로 비판이 나올 만하다. 새로 비치되는 사무용 가구 등 집기류와 카펫 교체 등에도 18대 국회 개원 비용의 2배가 넘는 35억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그들만을 위한 전용 사우나도 새로 열었다. 넓이는 약 340평으로 하루 1천여 명이 이용하는 대형 시중 사우나에 버금간다고 한다. 하지만 의정활동에 꼭 필요한 회의, 세미나 공간은 모두 4개에 불과해 구 건물(7개)과 비교해도 적다. 일반인을 위한 방문자센터도 자판기 1~2대와 의자 몇 개가 전부로 예전과 변함없다고 한다. 의원전용 시설은 호텔급이지만 민원실은 여전히 단칸방 수준인 것이다.
새로 지어진 의원회관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국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