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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방화에도 무신경한 경찰

이혜영기자
등록일 2012-05-25 21:37 게재일 2012-05-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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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같은지역 3곳서 불…관할 파출소 보고도 안해
▲ 24일 새벽 1시26분께 포항시 북구 두호동 A아파트 인근 쓰레기 더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발생했다.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한 동네에서 하룻밤새 3건이나 연달아 났지만 관할 파출서는 본서에 보고조차 하지 않는 등 경찰의 범죄 대처 능력이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24일 새벽 1시26분께 포항시 북구 두호동 A아파트 인근 쓰레기 더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쓰레기를 태우고 6분만에 꺼졌다.

이어 불이 난 현장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인근 또다른 쓰레기 더미에서 불이 나 소방차가 출동해 5분만에 진화했다. 아파트 주민 이모(50)씨에 따르면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다 베란다 밖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놀라 밖으로 나가보니 쓰레기 더미에서 불이 나 인근에 주차된 차에까지 옮겨붙으려 했다는 것. 불은 이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5분만에 꺼졌다.

두번째 불이 발생한지 불과 14분만에 50m 떨어진 부근 또다른 쓰레기 더미에서 3번째 불이 났고 2분만에 꺼졌다. 이 불은 경찰과 소방관이 인근 지역을 순찰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날 이씨의 집 주변에서는 불과 20여분 사이에 3건의 불이 났다. 모두 쓰레기더미에서 발생해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같은 시간 주택과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서 연거푸 3번이나 불이 발생했지만 관할 파출서는 `피해가 없다'며 본서에 보고하지 않았다가 본지가 취재를 시작하자 CCTV를 확보하는 등 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같은 지역에서 잇달아 불이 났는데도 상부 기관에 보고조차 않는것은 민생 치안에 대한 경찰의 무신경함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대형 화재로 번졌으면 어쨌을지 아찔하다”고 말했다.

북부서 신순진 형사과장은 “관할 파출소에서는 쓰레기만 태웠을 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서에 보고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현장 인근 CCTV를 확보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빠른 시일 안에 확보하도록 노력하고 순찰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할 파출소 관계자는 “같은 시간에 인근에서 불이 난 것은 맞지만 건물이나 차 등에 옮겨붙지 않았고 쓰레기만 태웠을 뿐 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아 아이들이 불장난을 친 것으로 추정해 본서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혜영기자

ktlove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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