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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실세 비리 또 없나

등록일 2012-05-02 21:39 게재일 2012-05-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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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기에 권력실세들의 부패 혐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알선수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금품공여자의 일관된 진술 등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 측으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모두 13차례에 걸쳐 8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방통대군` 등 여러가지 별명으로 불리며 이 정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런만큼 그의 구속은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줬다. 최씨는 이날 구속되면서 “뭔가 많이 잘못된 것 같다”면서 “나에게 닥친 큰 시련이라 생각하고 그 시련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자중자애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의 말에서 자신의 처신에 대한 반성은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유죄가 확정된다면 그것은 그가 극복해야할 시련이 아니라 그가 치러야 할 죗값일 것이다.

최씨는 당초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그 돈에 아무런 대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잘 아는 고향 후배가`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돈을 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금품수수 이전에 그 고향 후배와 파이시티 전 대표로부터 파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한 청탁을 받기는 했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타인의 돈 수억원을 받으면서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권력의 오만함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얘기다. 서민들은 은행에서 수천만원 빌리는데도 자신의 신용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계산하고 수십장의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검찰은 최씨의 영장실질심사때 최씨가 받은 돈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 최씨가 받은 협박편지도 공개했다. 이 편지는 최씨에게 돈을 직접 전달한 브로커 이모씨의 운전기사가 최씨에게 보낸 것이다. 이 편지에는 “그 돈... 시청에 말씀 좀 잘 해달라는 돈인 걸 알지 않느냐”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최씨는 또 파이시티 전 대표 이정배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에게 파이시티 관련 청탁전화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향후 수사에서 이런 부분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 검찰은 엄정한 수사로 부패한 권력 실세들을 단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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