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김형태 당선자, 선거법 위반 수사...후폭풍

김상현기자
등록일 2012-04-16 21:15 게재일 2012-04-16 4면
스크랩버튼
서울서 전화홍보원 고용 불법선거운동 의혹
▲ 불법선거운동의 증거로 경찰에 제출된 문자메시지. 이 문자메시지의 발신번호와 채용공고에 사용된 선진사회언론포럼 담당자의 전화번호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김형태 당선자(포항남·울릉)에 대해 중앙당에서 탈당권유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 당선자가 대표로 있는 선진사회언론포럼의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경찰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진사회언론포럼에서 전화홍보원을 고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녹음파일, 문자메시지 등의 공개와 함께 불법선거운동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 배경·주체와 김 당선자가 이 사실을 인지하거나 개입했는지 여부가 지역 정치판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공직선거법에는 선거사무소 또는 선거연락소 외에는 누구든지 후보자를 위해 유사한 기관, 단체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지난해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엄기영 후보의 전 조직 특보인 최모씨와 전 비서실장 조모씨가 40여명의 홍보원을 동원해 `콜센터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다 적발돼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유사사무실 운영 등 사전선거운동 논란

▲ 불법선거운동이 일어난 여의도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의 우편함에 있던 전화요금 명세서. 본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수취인이 `선진사회언론포럼 김형태`로 돼 있다.

이번 논란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떨어진 포항 남·울릉 예비후보 중 김병구 후보와 정장식 후보가 지난 3월 12일과 13일 각각 포항시 남구선관위에 `유사사무실 운영`등을 문제 삼아 김형태 당시 후보를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이어 14일 김병구, 김순견, 이상천, 정장식 후보 등 공천낙마 후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록을 공개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선관위는 이를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현재 포항남부경찰서에서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선관위 관계자는“유사기관 설치는 3대 중점단속 선거범죄에 해당된다”며“수사가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화홍보는 김 당선자가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기 이틀 전인 지난 2월 25일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가 확인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전화홍보원은 김 당선자를 `오천사람` `뉴욕 특파원` `KBS 방송국장` `한국방송기자클럽 사무총장` 등으로 홍보하면서 “김형태를 아느냐”고 물었다. 또 “김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언론책임자로 6년째 일하고 있다”며 “새누리당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전화한 곳이 어디냐는 응답자의 질문에 홍보원은 “선진미디어리서치”라며 전화번호도 알려줬다. 하지만 선진미디어리서치는 존재하지 않는 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 여의도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 우편함에 있던 도시가스요금 청구서. 수취인란에 '김형태'라고 적혀 있다.
◇김형태 당선자 “나는 전혀 관련 없다”

불법선거운동을 뒷받침하는 증거도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 본지 취재결과, 지난해 12월 발송된 선거운동 문자메시지의 발신 전화번호 중 하나와 지난 1월 말 선진사회언론포럼이 설문조사요원 채용 시 채용정보제공 사이트인 알바몬에 게재한 구인광고의 담당자 전화번호가 일치했다.

이 휴대전화는 선진사회언론포럼 관계자 K씨가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고, 설문조사요원 채용 공고에 기재된 주소 역시 서울 여의도의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 주소와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을 찾아 전화홍보원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사무실 안에서 벨이 울리기도 했다. 특히 우편함에서는 김형태 당선자의 이름이 적힌 도시가스 고지서와 전화요금 명세서, 선진사회언론포럼 관계자 K씨 앞으로 온 전화요금 명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사무실도 김 당선자의 이름으로 임대차 계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 선진사회언론포럼이 전화홍보원을 뽑기 위해 채용정보제공사이트인 알바몬에 올린 채용공고. 경찰에 제출된 문자메세지 발신번호와 담당자의 전화번호가 동일하다.업무는 설문조사, 시급은 5천 원으로 기재돼 있다. 한국방송기자클럽에서 동시에 채용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이 사무실 운영과 관련, 선진사회언론포럼 관계자 K씨는“나 혼자 단독으로 기획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으며, 홍보원을 몇 명이나 모집했냐는 질문에“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조사에서는 "선거운동에 선진사회언론포럼의 윗선이 개입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윗선이 누구인지 관심을 낳고 있다.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선거가 한창 진행중인 지난달 말 이미 서울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등 그동안 이 사건을 들여다 봐 온 경찰 관계자는“전화홍보원과 관련자에 대한 조사는 마쳤다. 11일 개표가 끝나는대로 김 당선자를 불러 조사하려고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이번 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 당선자의 개입 여부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김형태 당선자는“이번 사건과 나는 전혀 관련없다”면서“선진사회언론포럼 서울사무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 통화내용을 정리한 녹취록 일부. 전화홍보원은 새누리당 포항남.울릉 김형태 후보의 지지를 부탁했다.

/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