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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당동의 숨은 명소 ‘금봉 참옻닭’

등록일 2026-05-10 17:24 게재일 2026-05-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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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에 진국 담아···찰밥 또한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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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봉산 자락의 금봉 참옻닭 김민지 대표는 성공비결로 정성을 꼽았다. 

대구시 달서구 대성사 인근, 화려한 상권과는 거리가 먼 호젓한 변두리 길목에 유독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금봉산 자락의 명소 ‘금봉 참옻닭’ 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투박하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는 ‘뚝배기’다. 자리에 앉아 주문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진한 국물이 담긴 뚝배기가 상 위에 오른다. 놀라운 것은 식사가 끝날 때까지 국물이 식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 먹을 때까지 따끈한 온기를 유지하는 그 국물 한 모금에 손님들의 고단한 하루가 녹아내린다.

이곳을 운영하는 김민지 대표는 올해로 12년째 옻닭을 만들고 있다. 해물탕집을 운영하다가 우연히 시작한 옻닭이 이제는 그녀의 인생 자체가 되었다. 김 대표는 성공 비결을 묻는 말에 단호하게 ‘밥맛’과 ‘정성’을 꼽았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편하게 드실 수 있게 닭고기를 일일이 손으로 찢어서 내어드렸어요. 지금은 물가가 올라 그렇게 하지는 못하지만, 대신 옻닭 진국으로 지은 찰밥만큼은 타협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곳 손님들은 찰밥을 ‘명품 밥’이라 부른다. 옻닭 국물의 영양이 고스란히 밴 윤기 흐르는 찰밥은 그 자체로 보약이다. 식당에서 밥이 남아 싸가는 풍경은 생소하지만, 이곳에서는 흔한 일이다. 집에 가서도 그 밥맛을 잊지 못해 남은 밥을 소중히 챙겨가는 손님들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옻은 예로부터 ‘천하의 명약’이라 불렸지만, 독성 때문에 꺼리는 이도 많다. 하지만 김 대표의 참옻닭은 다르다. 비결은 철저한 건조와 정직한 조리법에 있다. 충북 제천 자연산 참옻나무를 군위 약재상에서 직송한다. 최소 6개월 이상 바짝 말려 독성을 제거한다.

“비법은 간단해요. 다른 첨가물 없이 오로지 잘 마른 참옻나무와 물, 그리고 닭뿐입니다. 센불에서 팔팔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 4시간을 우려내죠. 그래야 맑고 투명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황금빛 진국이 나옵니다.”

여기에 10년 넘게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다. 정제된 소금은 뒷맛을 깔끔하게 하고 건강까지 챙겨준다. 김 대표 스스로가 일주일에 네다섯 번은 이 국물을 마실 만큼 품질에 자신감이 넘친다. “제가 12년간 이 일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게 바로 이 국물 덕분 아니겠냐”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만 원의 행복, 우리 이웃을 위한 보양식입니다” 금봉 참옻닭의 메뉴는 1만 원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참옻닭 진국과 고기, 명품 찰밥, 그리고 정갈한 밑반찬까지 내어주며 1만 원을 받는 것은 수익보다는 ‘봉사’에 가깝다.

김 대표의 따뜻한 마음은 식당 밖에서도 이어진다. 몸이 식당에 매여 있어 직접 봉사하러 가지는 못하지만, ‘사랑의 밥차’ 등에 11년째 꾸준히 기부하며 다른 매체에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녀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거창한 답변 대신 소박한 진심이 돌아왔다. “별다른 계획은 없어요. 그저 내 몸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따뜻하고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는 것, 그거면 충분합니다.”  

/유무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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