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키 낮은 사과`로 FTA 수입개방 파고 이겨낸다

서인교기자
등록일 2012-04-06 21:40 게재일 2012-04-06 13면
스크랩버튼
▲ 경북지역 한 사과재배 농가가 출하에 앞서 키 낮은 사과를 선별하고 있다.

사과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 사람들에 의해 애용됐고 재배종은 유럽 전역에 전해진다. 유럽에서 개량된 사과는 17세기 미국에 전파돼 더욱 개량됐다. 동양에서는 중국에서 1세기경에 재배한 기록이 있으며 그 당시의 것은 능금이라 불러 한국과 일본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1884년부터 심었던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있으나 개량종은 1901년 윤병수라는 사람이 미국 선교사를 통해 사과 묘목을 얻어 원산 부근에 과수원을 조성해 재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예산 능금은 일본인이 1923년 고덕면 대천리에서 첫 재배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1924년 삽교읍 두리 조강국이 예산지역 능금재배의 시초가 됐다. 1960년대 당시 예산 농고 이종건 교장의 방침에 따라 윤용건 원예 담담 교사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급돼 오늘의 주산단지로 발전시켜온 모체가 됐다. 주 재배품종은 후지(80%), 쓰가루 등이며 대구, 예산 등 주재배지에서 경북은 기후 변화로 북부지방에서 특화 재배되고 있다.

`대학나무`라 불리는 사과나무는 우리 삶의 애환을 담고 있다.

농도 경북 기능성 과일로 FTA 극복

① 수입과실 경쟁 대체 과수 조성실태

② 키 낮은 사과원 조성 성과·향후계획

③ 과수전용 농기계 지원실태·향후계획

④ 과수 전문유통조직으로 농가소득 증가

▲ 키 낮은 사과원.

道 2017년까지 4천500여억 투입

1만4천㏊ 조성… 전체 70% 수준

시설현대화~유통구조까지 개선

나무높이 크게 낮춰 노동력 절감

9년차 수량 83%↑ 조수입 120%↑

□ 경북도의 사과 재배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키 낮은 사과원 조성사업이 사과의 생산성 증대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면서 사과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경북도의 사과는 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과수 생산지역으로서의 위상을 지키는 데는 물론 FTA 확대에 대응하는 효자시책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지난 70년대부터 고소득 작물로 인식됐던 사과는 90년도 초반까지 재배면적이 꾸준히 증가해 3만6천ha까지 확대됐다. 재배자들의 고령화와 농촌 인력부족에 따른 인건비 인상 등 생산비는 상승한 반면 단위 수량과 품질 등 생산성은 정체됐다. 외국에서는 미국, 중국 등 경쟁국의 재배기술이 급격히 향상되어 사과의 생산성과 품질 면에서도 우리나라가 오히려 뒤지는 등 사과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이에따라 1999년 경북도 사과재배 면적은 2만여ha로 92년과 비교하면 45%가 감소하는 실정에 이르게 됐다.

이처럼 경북사과의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인건비를 비롯한 경영비를 최대한 줄이고 품질 좋은 사과를 조기에 다수확할 수 있는 새로운 생산체계 확립이 절실히 요구됐고 이를 충족할 방법으로 왜성대목에 접목한 사과를 고밀식하는 재배체계를 국내 환경에 맞게 적용한 것이 `신경북형 키낮은사과원 조성사업`이었다.

경북도가 지난해까지 조성한 키낮은 사과원은 8천608ha이다. 이는 도 전체 사과재배 면적의 44% 수준으로 매년 조성면적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이다. 도는 2017년까지 전체 재배면적의 70% 수준인 1만4천ha까지 재배 면적을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4년 한-칠레FTA 체결 이후 과일 수입이 확대됨에도 품종갱신을 통한 품질향상으로 사과가격은 수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경북도의 발 빠른 대처와 시의적절한 시책추진으로 수입개방의 어려운 파고를 키낮은 사과원 조성이라는 기술 혁신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 나간 것은 우수사례로 봐도 손색이 없다.

경북도에서 개발한 키낮은 사과원 조성사업이 경북 사과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묘목 생산에서부터 과원조성 단계까지 새로운 생산체계를 확립한 것으로 사과발전과 과수농가 소득증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 키 낮은 사과원 조성사업

키낮은사과원 조성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난관들을 행정, 농협, 학계 등의 끊임없는 기술지도를 통해 슬기롭게 극복하고 성공했다. 과수 재배 농가로부터 적극적인 호응을 받아 1998년부터 중앙지원사업(과실 생산유통 지원사업)으로 채택돼 전국으로 보급되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는 FTA 기금사업과 연계해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

경북도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과수 고품질 생산시설 현대화사업에 FTA기금 2천309억원을 투입해 키낮은사과원 조성 등 고품질·안전과실생산과 생산비 절감 분야에 중점 지원, 사과 산업 경쟁력제고 기반을 구축했다.

키낮은사과원은 일반 대목과 달리 기존 4m 이상의 나무높이를 2.5~3.0m로 낮춰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나무의 생장환경이 개선되어 꽃눈 형성이 좋으며 상품과 생산비율이 높아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키낮은사과원 경영성과를 농진청 표준소득과 비교 분석한 결과 9년차 성목기준으로 수량은 83% 늘어나고 조수입은 120% 증가했으며 kg당 생산비가 947원에서 400원으로 58%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농가소득이 일반과원과 비교할 때 1.5배 정도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 농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경북도내 억대소득 농업인 7천500여 명 중 사과재배 농가가 1천200여 명으로 15%를 차지해 축산농가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키낮은사과원 비중이 더욱 확대됨에 따라 억대 소득 농가 중 사과농가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부자 농촌 만들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는 앞으로 FTA기금사업을 통해 2017년까지 4천500여억원을 투입하고 자체사업도 늘려 키낮은사과원 조성 등 품종갱신, 관수시설, 지주시설, 친환경 과원관리사업 등 고품질 과수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에서부터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과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FTA 확대에 대응하기로 했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기획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