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에 따라 경북도의 대응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농도여서 피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전국 최대 과실 생산지로서 한-미 FTA 발효에 따라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피해 최소화와 경쟁력을 높이고자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FTA 피해에 선제 대응하고자 전국 최초로 법령(조례)이 뒷받침되는 `FTA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운영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2017년까지 2천억원의 FTA대책기금을 조성하고 전국 최초로 경북농민사관학교 운영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북매일은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경북도의 대응책을 △수입과실과 경쟁할 수 있는 대체 과수 조성실태 △키 낮은 사과원 조성 성과와 향후계획 △과수전용 농기계 지원실태와 향후계획 및 농가반응 △APC 등 과수 전문유통조직 운영을 통한 농가소득 증가 실태 등 4회에 나눠 보도한다.
경북도의 과수분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 및 추진실적, 우수사례 등을 중심으로 안전영농 여건을 조성하고 농민의 의욕과 사기를 앙양하기 위해서다.
농도 경북 기능성 과일로 FTA 극복
① 수입과실 경쟁 대체 과수 조성실태② 키 낮은 사과원 조성 성과·향후계획
③ 과수전용 농기계 지원실태·향후계획
④ 과수 전문유통조직으로 농가소득 증가
□ 수입과실과 경쟁할 수 있는 대체 과수 조성실태
과일 소비 패턴이 변해가고 있다. 웰빙 트랜드에 맞추어 건강·미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맛과 함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이 가미된 과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구색 과일이었던 수입과일이 외국 여행과 출장, 유학 등 해외 경험이 잦아지면서 거부감이 희석된 데다 수입과일을 이용한 퓨전음식료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져 과일 소비 패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에 들어맞는 대표 과일이 블루베리, 체리라 할 수 있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식품`으로 유명해진 블루베리는 폴리페놀, 안토시아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시력보호, 암 예방, 치매예방,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블루베리를 이용한 유제품, 음료, 제과·제빵 등 가공용으로의 수요도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새콤달콤`한 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체리 역시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함유돼 암과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며 관절염, 통풍 등의 증상완화에 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또 많은 사람에게 미니사과로 알려진 `알프스오토메`는 보통사과(250~300g)의 7분의 1 정도(40~50g)에 불과하지만 비타민, 과당, 포도당 함량 등이 일반사과보다 많아 웰빙식품으로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과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아이들 손에 꼭 맞게 쥐어질 정도의 작은 크기로 인해 학교급식용, 도시락용, 이벤트용 등 다양한 곳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경북도는 과일소비 변화에 부응하고 FTA 확대에 따른 수입과일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체 과수 재배단지를 확대 조성하고 비 가림 시설, 재해방지 시설 등 재배시설을 현대화하는 `FTA대응 대체 과수 명품화 사업`을 통해 2017년까지 현재 228ha에서 500ha까지 확대 조성해 농가소득증대 및 지역 명품 특화작목으로 집중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따라서 도는 올해 14억원을 투자해 경주, 김천, 안동, 영천 등 도내 10개소에 체리, 블루베리, 알프스오토메 등의 대체 과수 재배단지를 조성한다.
블루베리·체리·알프스오토메 암·치매예방·다이어트 효과 커 ...2017년까지 228→500㏊ 확대
김천 차윤득씨 블루베리 생산...年 50t수확 25억 고소득 올려
□ 대체 과수 확대조성 사업은
기존의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의 과일을 대체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 적지 변화에 따른 대체작목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경북도는 비 가림 하우스, 재해방지시설, 모노레일 설치지원 등 고품질 안정생산을 위한 생산시설 현대화와 대체작물 도입을 위한 묘목대 지원, 신규재배지 조성 지원 등으로 대체 과수 확대를 조성을 유도하고 있다.
육성대상 품목으로는 블루베리, 체리, 알프스오토메(미니사과), 무화과 등이 있다. 도는 2007년부터 대체 과수 명품화 사업을 추진해 13개 시군 135ha에 54억원을 투자해 블루베리, 체리, 미니사과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시설을 현대화했다.
현재 도내에는 블루베리 156ha(전국 1,082ha), 체리 52ha(120ha), 알프스오토메 20ha 등이 재배되고 있다.
김주령 경북도 친환경농업과장은 “지난해 도내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는 10a당 600만원, 체리 농가는 500만원 소득을 올렸다. 이는 사과(4,63만원) 보다 더 많은 소득이다”고 전제, “과수 최대 주산지인 경북도가 한·미 FTA로 인해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소비자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 대체작목을 육성, 믿고 먹을 수 있는 고품질 안전 과일을 생산한다면 수입과실과 경쟁해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과수농가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지역의 새로운 명품 작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성공사례
△대야농장의 블루베리
농장주 차윤득(70·김천시)씨는 부모 따라 고향 개성을 떠나 부산에서 줄곧 생활하다 늙그막히 농사의 `농` 자도 모르면서 김천에 제2의 인생 보금자리를 찾았다.
차 씨는 실향민으로 남들보다 고향에 대한 애절함이 더했으나 해직 언론인으로 부산에서 남영학회 이사장으로 학문을 연구해 오다 인생 말년에 농촌에 올인한 귀농인이다.
2006년 모든 일을 접고 김천에 둥지를 텄다. 미국에서 본 블루베리를 재배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손실도 컸지만 자연친화적인 영농법을 적용해 해발 400~900m 고지대에서 일체의 농약이나 화학물질을 사용치 않고 최대한의 인위적인 요소를 배재, 세계에서 하지 못한 블루베리를 야생화 시키는 데 성공했다.
자신의 일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차 씨는 16a에 연간 50톤의 블루베리를 생산해 25억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상시 10여명의 종업원이지만 제초 및 수확기 일시고용 등으로 연간 3천 여명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농장에는 연간 2~3만명의 체험객이 방문, 블루베리 재배방법과 인생을 논하기도 한단다.
차 씨는 2008년 한국일보 선정, `고객감동그랑프리 대상`과 한국언론연합회 선정,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받기도 했다.
△화천농원의 체리
농장주 홍성태(66·경주시) 씨는 조부 때부터 농사에 몸담아 온 그야말로 농사꾼이다.
그가 처음 체리를 재배하기 시작했을 당시 대한민국은 사과, 배 등 굵직굵직한 과일만 재배해 체리 같은 과일 재배는 엄두도 못 냈다고 했다.
설사 재배한다 해도 묘목 번식이 불가능해 더더욱 재배가 어려웠다. 그러나 홍 씨는 선조 어깨너머로 배운 묘목번식을 매웠고 짭짤한 수입도 올리고 있다.
홍 씨는 비록 2ha에 10톤의 생산량으로 연간 1억원의 조수입이지만 체리 재배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홍 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체리 과수원으로 1944년 일본인이 경영하던 과수원을 부친이 인수해 지금까지 재배하고 있다.
체리는 수확기가 짧은데다 유통기간이 3~4일로 인건비가 생산비의 절반을 차지한다.
홍 씨는 자동선별기를 도입해 수확한 체리를 자동선별함으로써 인건비 절감으로 작업효율을 향상시키는 등 저농약인증을 획득해 친환경매장 등에 직접 납품을 하고 있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